복사기, 팩시밀리 등 사무기기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신도리코(대표 우석형)가 자체적으로 레이저프린터를 개발해 해외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 데 이어 하반기에는 내수시장에 진출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HP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레이저프린터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제휴업체인 리코사의 프린터를 단순 수입 유통해오던 신도리코는 최근 리코사로부터 레이저프린터 제조기술을 이전받아 아산공장에 1만여평 규모의 레이저프린터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도리코는 현재 프린터 매출액이 전체 판매비중에 10%도 되지 않지만 향후 수출을 포함해 그 실적을 50% 정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한국HP와 삼성전자라는 절대 강자로 인해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신도리코의 시장참여에 대해 관련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 회사가 레이저프린터의 주요 수요처인 사무기기 시장에서 탄탄한 영업망과 영업조직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신도리코는 전국 690개 판매점과 12개 AS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업 및 AS인력은 전국적으로 3000여명에 달한다. 신도리코는 이들을 활용, 프린터 영업을 강화할 예정으로 이미 작년 12월 본사에 마련한 디지털 전문교육장을 통해 영업 및 기술사원을 대상으로 레이저프린터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도리코는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만큼 타 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도리코가 레이저프린터 부문에서 공격적인 영업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 주도업체인 한국HP와 삼성전자는 긴장하는 눈치다. 하지만 시장판도가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복사기 부문에서 탄탄한 영업망과 영업조직을 갖추고 있지만 복사기와 프린터는 고객이나 영업방식에 있어 명백히 다른 시장이기 때문에 입지를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사기업체인 데이통콤(대표 주진용) 역시 내년 제휴사인 미놀타사의 레이저프린터 제품을 국내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국내 레이저프린터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레이저프린터 시장은 매년 10∼20% 정도 성장, 올해는 34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