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C 총회 서울서 열린다

 국제표준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태평양지역표준화회의(PASC:Pacific Area Standards Congress) 총회가 오는 23일 서울에서 개막된다. 특히 이번 서울총회는 최근 국제표준과 독자적인 유럽표준으로 이원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표준화 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총회에서는 유럽표준화기구(CEN)와 PASC간에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보일러 및 압력용기 표준화 문제와 불평등조약으로 지목받고 있는 비엔나 협정에 대한 대응방안이 주요 의제로 상정돼 있다.

 산업자원부는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간 서울 소공동 래디슨프라자호텔에서 제24회 PASC 총회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PASC 서울총회에는 미국·일본·러시아·중국·캐나다·호주 및 남아공 등 태평양지역 20개국 국가표준화기구 기관장들과 ISO·IEC 등 국제표준화기구, WTO·APEC 등 다자간협상단체, 그리고 루슨트테크놀로지스·모토로라·휴렛패커드·로크웰오토메이션·삼성전자 등 세계적 대기업 관계자들 300여명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룰 전망이다.

 산업자원부·기술표준원 및 관련업계는 이번 서울총회를 국내전반에 국제표준화 활동을 확산시키고 국내기술을 국제표준에 최대한 반영시켜 국내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PACS는 서울총회에서 보일러 및 압력용기와 관련, 지난 2월 유럽연합(EU)이 ISO 규격제정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유럽통합표준(EN)을 개발해 내년부터 발효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한 대응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또 지난 EU국가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체결된 태평양지역 국가들과 유럽지역 국가들간 신사협정인 비엔나 협정의 개정문제 및 공동 대응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산자부측은 “그동안 국제표준화기구 및 국제전기위원회(ISO/IEC)가 제정하는 국제표준은 유럽지역 국가들에 의해 주도돼 왔으나 EU출범 이후 유럽지역 국가들이 유럽표준화기구를 통해 독자적인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어 국제표준의 위상이 흔들릴 뿐만 아니라 태평양 연안국가들이 유럽시장에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SO/IEC 국제표준을 리드해온 유럽국가들은 최근 PASC를 중심으로 태평양지역 국가들의 입김이 강해지자 통합된 거대 EU시장을 무기로 ISO 국제표준보다는 지역 시장보호에 유리한 독자적인 유럽표준을 추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PASC는 표준화가 시장선점은 물론 시장보호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EU 국가들이 독자적인 유럽표준보다는 국제표준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를 WTO 등 다자간 협상기구들에게도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주덕영 기술표준원 원장은 “세계시장은 태평양 연안지역인 미주·동남아와 유럽이 삼분하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세계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태평양 연안지역의 표준화문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EU지역도 결코 놓칠 수 없는 만큼 서울총회를 통해 상호 양보와 협상을 통해 유럽표준과 국제표준이 한 기차를 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