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트톱박스 내수경쟁 불붙었다

디지털 세트톱박스 시장이 디지털 방송시대를 맞아 국내에서도 개화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이후 지상파 디지털TV 본방송에 이어 12월께 디지털 위성방송이 실시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가전3사를 필두로 그동안 수출에 의존해온 위성방송 수신기업체들과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온 인터넷TV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국내 디지털TV방송 및 위성방송용 세트톱박스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이들 업체가 디지털 세트톱박스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내년부터 디지털 방송의 활성화로 국내에서도 디지털 세트톱박스 수요가 본격 형성되기 시작해 오는 2004년께면 1조원 규모 이상의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성방송사업자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은 국내 위성방송가입자 규모가 오는 2002년 50만가구를 시작으로 2003년 110만가구, 2004년 200만가구에 달하는 등 해마다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2004년께면 국내 디지털 위성방송 세트톱박스 시장규모만도 수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매출의 대부분을 수출에 의존해온 삼성전자, LG전자, 기륭전자, 삼성전기, 우영, 케드콤 등 24개 위성방송 수신기업체들은 지난 16일 마감한 KDB의 위성방송 수신기 사업자 선정에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내수시장 형성을 앞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사업 초기에 KDB가 보조금 지급 등 가입자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미래 경쟁력에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시장에서 과당경쟁과 가격하락으로 고전중인 국내 세트톱박스업체들로서는 탄탄한 내수시장의 뒷받침을 받을 수 있어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 시장 못지 않게 지상파 디지털TV 세트톱박스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3사는 물론 인터넷TV네트웍스, 홈TV인터넷, 티컴넷 등 인터넷TV업체들은 디지털TV 본방송을 앞두고 디지털 세트톱박스의 개발 및 상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해온 인터넷TV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디지털 방송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터넷 기능은 부가적으로 갖고 있으면서 디지털 방송 수신에 초점을 맞춘 차세대 디지털 세트톱박스로 눈을 돌려 활로 모색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TV네트웍스는 그간 인터넷TV 세트톱박스 시장 위주에서 디지털TV용 차세대 세트톱박스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그간 구축해놓은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 개발능력을 바탕으로 약 40억원을 디지털TV용 세트톱박스 연구개발에 투입해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홈TV인터넷도 최근 디지털 방송 수신이 가능한 세트톱박스 개발을 마무리지은 가운데 아파트 등 집단주거지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 본격 돌입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특히 전국 280여개 중계 유선방송사업자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디지털 세트톱박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티컴넷도 주문형비디오(VOD)와 DVD 기능을 탑재한 디지털 세트톱박스(모델명 TC-2600)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김명수기자 km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