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CD(VCD)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차세대 미디어인 DVD가 새로운 영상매체로 떠오르면서 비디오CD의 수요가 격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지고 유통시장은 가격질서 혼란 등 극도의 혼미 상태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디오CD가 DVD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파생된 상품이었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DVD의 보급 속도가 의외로 가파르게 탄력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적잖게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에따라 사업을 포기하거나 출시작을 줄이려는 업체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체 현황=파라마운트가 인수한 CIC코리아는 이달부터 VCD 작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으며 브에나비스타는 작품 수를 대폭 줄여나가기로 했다.
스타맥스는 DVD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출시작을 지난해 월 5개작에서 다음달부터는 1∼2개작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지난달까지 6개 작품을 선보였던 스펙트럼디브이디도 향후 2∼3개 작품 정도로 줄일 계획이다. 씨넥서스 등 일부 중소 DVD 업체들은 당초 계획을 수정, VCD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왜 축소하나=DVD가 새로운 영상매체로 등장하면서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DVD 시장규모가 올해 작년대비 3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DVD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질과 음질에서 떨어지는 VCD의 수명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질서 문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해 7000∼1만원을 형성했던 VCD가격은 최근 4000∼5000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다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덤핑이 만연하면서 2000원대 작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채산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올해 시장현황=국내 비디오CD 시장규모는 중소 업체들의 난립과 덤핑이 만연하고 있어 정확하게 집계하기 어렵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240만개를 형성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에는 이보다 60% 이상 축소된 100만개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 97년에 400만∼500만개를 형성했던 VCD 시장은 DVD의 수요확대로 머지 않아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고 그 시기도 예상밖으로 빨리 다가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