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가격인하조치에 AMD 행보 관심

 인텔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펜티엄4’의 수요진작을 위해 가격을 최대 60%까지 인하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 가운데 경쟁사인 AMD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MD는 지난 2일 한차례 가격인하 조치를 단행한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모바일 듀론 등 비주력 모델은 관례대로 소폭씩 인하하고 있지만 주력 모델인 1㎓급 이상의 ‘애슬론’은 묶어둔 상태다.

 그러나 AMD의 이같은 방침이 인텔이 가격인하를 단행하겠다고 예고한 오는 29일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AMD는 인텔의 발표 이후 지난 17일 각국 현지법인에 인텔과 같은 대규모 인하조치는 없다고 공식 입장을 전달했지만 시장 반응을 봐서 조만간 대응조치를 내놓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텔의 발표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PC 제조업체나 리셀러들의 주문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전에 AMD도 손을 쓸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관측이다.

 하지만 AMD는 인텔의 이번 발표가 ‘고육지책’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했던 ‘펜티엄4’가 반년이 지나도록 소비자의 냉랭한 반응을 극복하지 못한데다 1·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전분기 대비 23%나 감소했다는 실적발표에 충격을 받은 주주들을 위로하기 위한 극약처방이었다는 것이 AMD측의 설명이다.

 반면 AMD는 그동안 ‘애슬론’이 ‘펜티엄4’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이 30%나 높다는 벤치마크 결과나 소비자 반응을 등에 업고 있어 인텔과 같은 특단의 조치는 필요없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이번 인텔의 가격인하 조치는 문제가 많은 ‘펜티엄4’의 판매량 확대보다는 오히려 이미지 개선을 통해 ‘펜티엄3’를 더 판매하고 후속제품을 개발하는 시간을 벌겠다는 눈가리기식 작전이기 때문에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AMD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인텔의 이번 가격조치가 곧바로 ‘펜티엄4’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애슬론’이 성능에서 앞서가는 만큼 장기적이고 총괄적인 관점에서 가격정책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연 AMD가 1·4분기 매출실적을 전년 동기 대비 9%나 증가시키고 분기당 650만개라는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게 한 효자상품 ‘애슬론’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