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지방시대>(3)박균철 한국통신 전남본부장

박균철 한국통신 전남본부장(53)은 사내에서 국제감각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특히 해외정보통신에 관해서는 그만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러한 박 본부장의 이력은 95년 해외협력단 국장과 97년 글로벌사업단 하노이 사무소장을 거쳐 지난해 하노이 해외사업소장으로 일하면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당시 베트남에는 통신시장의 전지기지를 확보하기 위한 일본 NTT와 프랑스 FT, 영국 C&W 등 세계 유수업체 100여개사가 진출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본부장은 베트남 최초의 기간통신망 건설사업 허가를 얻어 베트남우전공사(VNPT)와 경영협력계약 방식으로 사업권을 따냈다.

 그가 세계 각 나라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베트남의 정치·경제·역사적인 배경과 사고방식을 철저하게 이해하고 사업 파트너와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윈윈’전략을 구사했기 때문.

 또 계약서에는 4만회선을 시공하기로 돼 있었으나 4배 가까운 15만회선을 건설하는 성실한 태도를 보였고 회사의 수익배분율도 32%에서 38%로 상향 조정하는 탁월한 사업수완도 과시했다.

 베트남 한인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한 그의 이러한 노력과 땀은 회사내에서 해외통신시장 개척의 ‘최우수 성공모범 사례’로 선정됐고 지난해 12월에는 3000여개의 외국투자업체 가운데 최초로 베트남 정부로부터 ‘통신발전 공로 훈장’을 수상하는 영예로 이어졌다.

 특히 박 본부장은 9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미국 배런스 인명사전(Barons Who’s Who)에 ‘21세기 위대한 아시아 500인’으로 등재되는 영광까지 안았다. 이 인명사전은 미국 의회도서관과 하버드대학 등 세계 각국의 주요 대학과 공공도서관에 비치돼 그의 약력과 업적이 널리 소개되고 있다.

 지난 1월 8일 고향(나주)인 전남본부장으로 부임, 취임 100일을 넘긴 박 본부장은 이제 지역정보통신 발전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그가 취임식장에서 직원들에게 밝힌 첫 포부도 “지역민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

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 2월 한국통신 영어듣기 경시대회 서비스(700-1010)를 제공해 얻은 통화수익금 4000여만원을 소년소녀가장과 결식아동 등 불우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지역발전의 원동력은 곧 인재육성이라는 평소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었다.

 또 3월부터는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전직원과 함께 ‘KT 사랑의 헌혈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화국별로 헌혈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올해 말에 사원들의 헌혈증서를 모아 백혈병 등을 앓고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이달 10일 전국 최초로 광주시 서구 풍암지구 새한 센시빌아파트에서 ‘초고속 인터넷 메가패스 엔토피아(Ntopia) 서비스 개통식’을 가져 기획력과 추진력을 또 한번 입증했다. 아파트단지 전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구성, 초고속 인터넷 회선을 통해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정보통신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오는 6월 지하 3층, 지상15층 규모로 개관예정인 한국통신 광주정보센터(가칭)에 호남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하고 초고속 인터넷 시연장과 무료 인터넷 교육장 등을 설치, 충장로와 금남로를 연결하는 ‘금남벤처밸리’ 조성과 지역정보화 확산을 위한 만반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권에 치우쳐 있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농어촌 지역과 산간오지·도서벽지까지 확산시키기 위해 전남지역 177개 면 단위 지역에 회선시설 확충에 나서고 전남도와 공동으로 7개 마을을 ‘지식정보화 모범마을’로 선정, 홈페이지를 통한 농수산물 판매 등으로 주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박 본부장의 이러한 사업계획에 화답이라도 하듯 전남본부는 최근 2000년도 한국통신 경영실적 종합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본부, 제안활동평가에서는 91년부터 10연패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박 본부장은 “지역에서 벌어들인 이익은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경영의 방침으로 세웠다”며 “투명한 경영을 위해 항상 백지상태로 시작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래지향적인 통신시장은 경쟁·개방·민영화라는 변화를 앞두고 갈수록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면서 “전직원들이 고객 입장에 서서 최선의 서비스를 다하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면 어려운 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