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1조원대에 달하는 건강보험카드 프로젝트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수주경쟁이 수면위로 급부상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건강보험카드사업은 공공SI사업으로는 처음으로 민자유치방식으로 추진되는데다 국내 SI업계의 두 축인 삼성SDS와 LGEDS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해 추이가 주목된다.
23일 관련업계 및 관계당국에 따르면 그동안 물밑에서 건강보험카드사업 참여준비를 해온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들은 보건복지부가 종이 건강보험증을 스마트카드로 대체하는 건강보험카드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함에 따라 경쟁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세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SDS와 LGEDS 두 라이벌 SI업체는 외환카드, LG캐피탈, BC카드, 한국IBM, 케이디닷컴, LG텔레콤, 한솔텔레콤, 아이티플러스 등 12개 업체가 참여하는 ‘(가칭)한국건강카드주식회사(KHC) 설립위원회’를 결성, 오는 10월 공식 발족하기로 했다.
KHC측은 건강보험카드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해 먼저 설립위원회를 구성했을 뿐이라며 타 업체에도 문호를 개방, 컨소시엄 가입을 적극 권장한다는 계획이다. KHC설립위원회는 최근 사무소를 개설한 가운데 각사의 전담인력들이 KHC의 법인설립을 추진하기에 앞서 사업방향, 자본금 규모, 지분율에 대한 의견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6년 9월에 정부의 전자주민카드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는 데이콤도 한국전산원과 함께 금융기관, 스마트카드솔루션 등 협력업체를 확보, 컨소시엄 구성에 나서고 있다.
의료전문업체인 비트컴퓨터는 삼성카드, 비자카드 등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메드밴, 에이플러스 등도 독자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카드 사업자 선정을 놓고 KHC와 제2, 제3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업체들간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치열한 세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IT관련 업체들이 건강보험카드사업 컨소시엄 구성에 적극 나서는 것은 이 사업을 PCS사업 이상으로 이권을 보장받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카드사업은 단일 프로젝트로는 올 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인데다 민자유치방식으로 향후 운영권이 보장되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복지부 연금보험국 보험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의료보험의 정보화를 위해 수십개 SI업체와 통신망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찾아와 스마트카드사업과 관련, 논의를 벌이고 있어 구체적인 사업(안)이 나오기 전부터 경쟁이 치열하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보험 정보화의 일환으로 내년 도입을 목표로 진료, 처방, 조제, 급여청구, 보험료 납무 등 건강보험과 관련된 업무를 전산화하기 위해 건강보험카드 도입을 민자유치방식으로 추진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또 건강보험카드사업의 추진방향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건강보험공단 사회보장연구센터에 지난 3월 의뢰했으며 그 연구결과가 6월말 또는 7월초에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