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이 최근 비디오와 DVD 동시 출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신작 비디오 출시 이후 일정기간이 지난 후 DVD로 선보이던 기존 관행이 점차 깨지고 두 매체가 동시에 출시되는 현상이 보편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주요 비디오 직배사들은 DVD 시장이 급팽창함에 따라 앞으로 동시 출시작 편수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DVD의 작품 신선도를 높여 매출 증대를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황=브에나비스타는 이달 ‘다이너소어’에 이어 다음달 케빈 리마 감독의 야심작 ‘102 달마시안’도 비디오와 DVD로 동시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코요테 어글리’와 ‘우주전사 버즈’ ‘샹하이눈’ ‘토이스토리2’ ‘환타지아2000’ 등을 포함해 총 80여편의 작품을 동시 출시했다.
워너브러더스는 다음달 발 킬머 주연의 ‘레드플래닛’과 애니메이션 대작 ‘트위티의 대모험’ 등을 동시에 선보이기로 했으며, 콜럼비아트라이스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미녀삼총사’를 비디오와 동시 출시키로 했다.
20세기폭스도 상반기 중 신작에 대해 동시 출시 시스템을 갖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올해 들어 DVD 시장이 급팽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업계는 프로테이프 시장이 극도로 위축되고 있는 반면 DVD 시장은 새로운 유망 분야로 떠오름에 따라 굳이 비디오와 DVD의 홀드백 기간을 유지할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동시 출시는 비디오 시장에는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DVD 제품에 대해서는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전망=작품성이 뛰어나고 판매용(셀스루)으로 적합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중심으로 동시 출시가 이뤄지고 있으나 향후에는 B급영화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DVD의 제작 단가가 높고 마니아 중심의 수요 패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기간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겠지만 흥행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작품의 경우 비디오와의 동시 출시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향후 DVD 제작단가가 낮아지고 대량생산이 이뤄질 경우 올해 비디오와의 동시 출시작은 약 250∼330편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