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고정>KBS2 푸른안개

40대 유부남과 20대 미혼녀의 ‘금지된 사랑’을 그리고 있는 KBS2 TV의 주말드라마 ‘푸른안개’(극본 이금림, 연출 표민수)가 세간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푸른안개는 섬세한 인간 내면 묘사에 탁월한 솜씨를 발휘해온 표민수 PD와 작가 이금림씨가 손잡고 만든 드라마라는 점에서 방송 초부터 관심을 모았던 작품.

 그러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40대 유부남과 20대 미혼녀의 금지된 사랑을 그리고 있어 “불륜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온 가족이 TV를 보는 주말 저녁시간대에 방송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7000여건의 글이 올라와 있는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원조교제’라는 표현까지 들먹이며, 시청자들이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두 사람의 애잔한 사랑이 가슴에 와닿는다”며 옹호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불륜을 미화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탈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이 이들의 관계에서 즉각적으로 섹스를 연상시키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성재(이경영)의 신우(이요원)에 대한 사랑은 젊음을 잃은 사람이 순수하게 젊음을 희구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거든요."

 표민수 PD는 성재는 모든 것을 갖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회에 혼자 내던져졌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신우는 어리지만 당차고 순수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 젊은이다.

 자기 자신을 불완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사랑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고 스스로의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다는 게 그의 연출 의도다.

 이 드라마는 신우가 짧은 사랑의 열병을 앓은 뒤, 민규(김태우)와 결혼해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성재는 이혼을 놓고 고심하는 줄거리로 전개될 예정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