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쌓은 각종 프로젝트 노하우 들고 SI업계 해외로 간다

 ‘잘 구축한 정보시스템 하나, 열 수출제품 안부럽다.’

 지난 2∼3년간 주요 시스템통합(SI)업체들이 국내에서 수행한 각종 정보화 프로젝트가 해외 SI시장 개척의 발판이 되고 있다.

 지난해 완료한 우체국 금융분산시스템 구축 노하우가 베트남 금융결제원 프로젝트 및 파키스탄은행 종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수주의 초석이 된 데 이어 지난 95년부터 추진해 온 등기업무 전산화사업과 최근 마무리된 신공항 정보시스템도 해외 대형 SI프로젝트 수주에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에서 성공한 이들 주요 정보시스템 구축 현장에는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국가적인 정보화사업이 한창 진행중인 중국, 동남아지역 개발도상국의 정부 관계자 및 실무자들이 잇따라 방문하는 등 국내 SI기술을 전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우체국 금융분산시스템을 구축한 현대정보기술(대표 석민수·김선배)은 세계 최대규모의 금융분산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살려 베트남 금융결제원 프로젝트(1300만달러) 및 파키스탄은행 종합정보시스템(2600만달러)을 수주한 데 이어 이번에는 베트남 주요 시중은행과 중앙은행의 지급결제시스템을 연동하는 2차 프로젝트(3500만달러)와 태국 금융정보화 사업에 도전한다.

 정부도 금융분산시스템 사업성공을 바탕으로 국제연합(UN) 및 국제우편연맹(UPU)과 공동으로 개도국의 우정시스템 현대화사업을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LGEDS시스템(대표 오해진)이 수행중인 대법원 등기업무 전산화사업도 필리핀 등기부 프로젝트(1000만달러) 수주에 이어 베네수엘라 등기전산화 프로젝트(1억3000만달러)와 중국 및 동남아 지역의 각종 등기전산화사업 수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최첨단으로 인정받은 인천국제공항의 종합정보시스템(IICS:Integrated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System)도 앞으로 나올 세계 각국의 공항정보시스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수출상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실제로 방콕신공항, 일본 중부공항, 폴란드 바르샤바 공항, 중국의 광저우공항 등 현재 건설중인 세계적인 국제공항들의 잇단 정보시스템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지난 95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국가지리정보체계(NGIS) 사업은 국내 GIS업계의 필리핀, 캄보디아 시장진출에 초석이 되고 있으며 국내 대형 병원들이 구축한 첨단 의료정보시스템도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가 추진하는 각종 의료정보화사업의 준거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SI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성공한 정보시스템 구축사례는 정치·경제적인 환경과 문화적인 배경이 유사한 중국, 동남아, 중동지역 SI시장에서 국내 업계가 일본, 미국 등 선진국 업체들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