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e브로드캐스팅’ ‘통합(convergence)’
21일부터 26일까지(현지시각)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및 샌즈엑스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인 ‘NAB2001’의 주요 화두다.
‘미래를 품안에(embrace the future)’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1600여개 업체가 디지털TV를 비롯한 각종 신기술 및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등록된 참관인원만도 11만5000여명에 이르는 등 성황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디지털 콘텐츠를 다양한 매체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현할 것인가’라는 주제에 대부분의 업체가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디지털’이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는 했으나 올해는 ‘방송과 인터넷의 효율적 결합’ ‘스트리밍 소프트웨어’와 같이 보다 향상된 기술이 각광을 받았다.
이와 관련, 선마이크로시스템스·마이크로소프트·리얼네트웍스 등 세계 유수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하나 같이 ‘방송사업자들이 웹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슬로건 아래 협력업체를 모집하는 한편 디지털 미디어의 기반을 이루는 각종 솔루션을 소개했다.
DVD 등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애플·어도비·매트록스 등은 보다 실시간 기능 등이 보강된 디지털 비디오 편집 툴을 앞다퉈 선보이기도 했다.
컨벤션센터 중앙에 대형 부스를 마련한 소니·파나소닉·JVC·이케가미 등 주요 업체들은 모두 업그레이드된 HD카메라·디지털송출장비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방송장비와 각종 미디어를 연계하는 ‘디지털 네트워킹’에도 관심을 보였다.
비선형 편집기 전문업체인 아비드가 대형 부스를 통해 선보인 ‘심포니’ 등 비선형 편집기에도 많은 참관객이 몰려 디지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번 전시회에서는 포괄적인 미디어 분야의 최신 기술을 소개하는 ‘E-TOPIA’관이 샌즈엑스포센터에 개설돼 100여개 관련업체가 스트리밍 소프트웨어, MPEG 기반 솔루션 등을 고루 선보였다. 전시회 기간중 개최된 150여개 세션도 방송·통신 융합 및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요 주제로 다루어 이 분야의 관심을 입증했다.
국내 업체는 소수만이 참여했으나 알티캐스트·다림비전 등은 별도 부스를 마련해 신제품을 통한 수출상담을 벌이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미 최대 방송장비 업체인 해리스와 함께 전시회에 참가한 알티캐스트(대표 지승림)는 DVB-MHP 표준에 기반한 데이터방송 토털솔루션으로 해외업체들로부터 각광받았다. 이 업체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사이언티픽애틀랜타·NDS·선 등 미 주요 업체와 솔루션 수출상담을 진행했으며 특히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벨기에 수출을 위해 이 회사의 솔루션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 4년째 NAB에 참가하고 있는 다림비전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향후 3개월간 최대 20억∼30억원의 수출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NAB에서는 디지털 리코더인 B-DVR를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MPEG2에 기반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솔루션이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국내 업체로는 텔리뷰·K2E 등 7∼8개 업체가 전시회에 참여했다.
이번 NAB는 그 어느 해보다 참관객이 많이 몰려든 행사였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경기불황을 반영해서인지 업체측의 서비스는 한층 축소됐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반응.
필립스·히타치 등 고화질TV를 중점적으로 소개한 업체들의 부스에서는 제품보다 모델이 더 눈길을 끌었다. 업체들은 선명한 화면을 강조하기 위해 형형색색의 무대를 배경으로 짙은 화장을 한 미모의 모델들을 내세워 참관객의 발길을 머물게 하기도. 남성 모델을 앞세운 부스에서는 즉석 퍼포먼스가 펼쳐지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케이블TV방송국(SO)협의회, SO관계자, 방송위원회 임원 등 국내 방송업계 관련자 등 1000여명이 참가, 디지털 방송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라스베이거스=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