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e마켓에서 발휘되는 열정가들의 힘은 이제 우리에게 생소하지 않다. 콘크리트 전문 e마켓으로 방향을 잡은 콘스트라넷닷컴(http://www.constranet.com)의 권대욱 대표(51)에 대한 주목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렇지만 B2B 시장에서 권 대표가 한보철강공업·유원건설·극동건설 등 내로라 하는 국내 대형건설사 CEO 출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농업토목을 전공한 권 대표가 농림부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은 후 3년 만에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고 험하다는 ‘건설 바닥’으로 들어갈 때는 남다른 각오가 있었다. 물론 남들 눈엔 권 대표가 거쳐간 건설사의 운명을 비롯해 국내 건설산업의 현 상황 때문에라도 그 선택이 썩 훌륭했다고 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권 대표가 e마켓 CEO로 영입된 인물이 아니라 직접 주주를 끌어모으고 극동건설 전산실장을 설득해 IT인력을 모으는 등 이 모든 판을 만든 당사자라는 것을 감안하면 권 대표 개인의 승부는 아직 진행중이라고 봐야 한다.
“건설업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나쁜지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러나 우리들은 중동·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에서 명물로 통용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 주인공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미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국내 건설산업의 산 증인이기도 한 그가 이 늦은 나이에 다시 B2B e마켓에 나선 이유에는 이처럼 애정과 책임이 동시에 깔려 있다. “선진화와 투명화가 정말 절실하게 와 닿았습니다. 제게 B2B는 그 숙제를 해결할 현실적 대안으로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야 제대로 된 건설사를 직접 만들어 운영하고 싶은 욕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건설사를 만드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비하면 e마켓은 오
히려 중립적인 위치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콘스타라넷닷컴은 콘크리트 전문 e마켓을 지향하고 있다. 권 대표가 스스로 ‘지향’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e마켓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또 이는 개별 e마켓이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번 산자부 B2B시범사업 확대선정에서 컨소시엄 단일화에 적극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비투비컨스닷컴 컨소시엄과 그랜드컨소시엄을 결성한 만큼 건설 B2B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권 대표는 부조리가 사라진 국내 건설산업의 미래를 기약한다.
<글=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