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지식 경영을 말하지만 사내 정보만이라도 제대로 소통, 공유되는 회사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식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지식이나 정보를 기꺼이 나누겠다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나눔의 문화’가 지식 경영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정숙 디자인스톰 사장(35)이 강조하는 경영 철학이다. 손 사장은 웹 에이전시 업계에서 몇 안되는 여성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하나다. 이 같은 그의 경영 철학은 디자인스톰의 사내 문화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디자인스톰은 형식적인 결재서류를 모두 없애고 쪽지를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 간단한 미팅도 메신저와 채팅을 통해 이루어진다. 오후에는 쪽지를 통해 번개모임의 멤버를 구성할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 기업의 경쟁력은 막힘없이 통하는 사내 커뮤니케이션에서 출발한다는 손 사장의 지론 덕택이다.
“지금까지의 경영 방식이 옳은 것이었는지, 과연 효과적이었는지, 직원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발적인 기업 문화를 강조하는 것이 지금의 디자인스톰의 위상과 맞는지도 고민중입니다. 삼성SDS에서 분사한 지 2년이 넘어 가면서 기업 문화는 물론 정체성과 비전을 다시 한 번 수립할 계획입니다.”
디자인스톰은 삼성SDS에서 분사한 지 2년에 불과하지만 이미 100여건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정도로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 삼성SDS에서 갈고 닦은 풍부한 프로젝트 경험과 벤처기업의 강점인 스피드와 유연함을 적절하게 결합한 덕택이다. 여기에 손 사장의 경영 철학도 한 몫했음은 물론이다.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창의적 발상입니다. 누구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태어납니다. 이를 잠재 능력으로 갖고 있느냐, 자기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각자의 의지와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손 사장은 “디자인스톰을 어떤 회사보다도 유연하고 창조력이 강한 회사로 키우고 싶다”며 최고경영자가 여성이냐 남성이냐라는 관점보다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라는 시각에서 접근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손 사장은 한국교원대학과 KAIST를 졸업하고 삼성SDS 멀티미디어 센터장을 거쳐 지난 99년부터 디자인스톰 대표를 맡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