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명저>공자인간경영

 “우선, 전임자든 후임자든 모두 청렴하고 백성을 사랑했다면 이는 현자(賢者)와 현자를 교체한 것이니, 이것이 바로 탈(奪)이다. 물러날 이유가 없는 전임자를 굳이 교체한 것은 그 자리를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명한 전임자의 자리를 차지한 후임자의 능력이 무능하다면 불초(不肖)한 자가 현자를 대신한 것이니, 이를 두고 벌(伐)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 경우는 완력을 사용해 억지로 끌어내린 것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백성들이 법령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엄벌만 내리는 것은 폭(暴)이다. 법령을 잘 가르치지도 않은 채 벌하는 것은 백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이룬 공적과 명예를 혼자 차지하는 것을 도(盜)라 한다.”

 메모:정치란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희망’을 심어주는 정치를 본 적이 언제였던가. 본문은 공자가 공직을 맡고 임지로 부임하는 제자 자공에게 준 가르침이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공자가 금한 탈(奪), 벌(伐), 폭(暴), 도(盜)는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조차 없이 도처에서 행해지고 있는 듯하다. 한 국가의 수반이든, 한 회사나 단체의 장(長)이든지 간에 특히 자기 사람을 조직에 심어두고 싶은 마음이나 학연, 지연, 그리고 사사로운 친분관계를 떨쳐버리는 게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물러날 이유가 없는 사람을 물러가게 하는 일, 설상가상으로 오히려 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임용해 조직을 와해시키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내용을 잘 이해시키지도 않고 무조건 밀어붙이거나 다그치는 폭력을 행사하고 있지는 않은지, 과실을 빨리 따고 싶은 욕심에 국민, 또는 소속 구성원들과 동일한 목표의식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저 혼자 앞질러가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남들과 함께 이룬 일을 ‘저 혼자’ 해낸 양 가로채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체계를 잡아나가며 성과를 일구기 위해서는 국민과 소속 구성원들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위정자와 CEO들이, 모든 조직의 책임자들이 너나없이 ‘희망’과 ‘비전’의 전도사이길 기대해본다.

<양혜경기자 hk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