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노트북 저가경쟁「부채질」

 PC 업체들이 신학기를 맞아 대학생층을 겨냥해 경쟁적으로 출시한 아카데미 노트북컴퓨터가 아직까지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어 일선 대리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27일 컴퓨터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LGIBM·컴팩코리아 등은 지난 2월부터 3월말까지 대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아카데미 버전 노트북컴퓨터에 대한 특별판매를 벌였으나 행사가 끝난 지금까지도 이들 제품이 용산 등 전자상가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다.

 특히 최근 나돌고 있는 아카데미 노트북은 당초의 ‘특가’보다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까지 낮아진 가격에 판매돼 동급 기종들간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5일까지 ‘센스 아카데미 특별판매’ 행사를 벌였던 삼성전자는 행사기간 동안 대학생과 대학 교직원을 대상으로 ‘S760-A1’모델과 ‘S710-A1’모델을 각각 205만원, 238만원에 판매했다. 하지만 이 모델은 현재 용산 등 전자상가에서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각각 190만원, 220만원선에 구입할 수 있다.

 비슷한 기간에 행사를 개최했던 삼보컴퓨터도 ‘드림북C8570U’모델과 ‘드림북F6570U’모델을 229만원에 판매했으나 현재 이 기종들은 시장에서 215만원, 210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LGIBM의 아카데미 모델인 ‘씽크패드 116192K’와 ‘씽크패드 26623BK’모델, 그리고 컴팩코리아의 ‘1700XL461’모델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당초 특판 가격에 비해 10만원이상 낮은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싸다 보니 가뜩이나 수요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리점들은 일반 제품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아카데미 노트북이 대학가가 아닌 시중에 그것도 당초의 특판가격 이하로 판매되고 있는 것은 업체들이 지난달 행사를 실시하면서 일선 대리점에 분수에 맞지 않게 많은 물량을 출고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방의 대학가에 위치한 대리점들이 많은 물량을 주문했다가 판매하지 못하고 남은 물량을 수도권 시장에 덤핑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용산 등 전자상가에는 적지 않은 아카데미 노트북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LGIBM 대리점 관계자는 “본사의 밀어내기식 영업으로 많은 물량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어떻게 재고를 처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삼보컴퓨터 대리점 관계자는 “특별 판매했던 아카데미 모델이 아직도 유통되다 보니 일반 제품의 판매도 부진하다”고 밝혔다.

 노트북 유통업계는 이처럼 아카데미 모델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비수기로 돌입하게 되면 재고처분을 위한 덤핑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