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애니메이션업체들이 미국·프랑스·대만 등의 업체와 잇따라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체 제작 국산 애니메이션 수출에 닻을 올리기 시작했다.
2일 시네픽스·선우엔터테인먼트·에펙스디지탈 등 애니메이션업체들은 최근 미국의 워너브러더스, 프랑스의 까날제이, 대만 GTV 등과 잇딴 작품 공급계약을 체결, 빠르면 이달부터 현지방송국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시네픽스(대표 조신희)는 워너브러더스와 26부작 어린이용 로봇 만화 ‘큐빅스’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워너브러더스는 이 작품을 7월부터 지상파TV인 ‘키즈 워너브러더스’를 통해 방영에 나설 예정이다. 이 회사는 특히 ‘큐빅스’의 방영시간을 미국내 인기 순위 1, 2위인 포켓몬(토요일 오전 10시)과 엑스맨(오전 11시)의 중간시간대인 오전 10시 30분에 잡아놓고 있어 흥행 성공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큐빅스’는 대원C&A와 포키즈엔터테인먼트, 시네픽스가 투자하고 시네픽스가 4년간 기획·제작한 TV용 3D 애니메이션이다.
선우엔터테인먼트(대표 강한영)는 26부작 ‘마일로의 대모험’을 오는 9월 프랑스 케이블TV 까날제이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까날제이와 이 작품의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을 동시 추진키로 하는 등 양사의 협력사업 영역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에펙스디지탈(대표 심혁)은 자체제작한 13부작 TV용 애니메이션 ‘삐까뽀친구들’의 판권을 대만·홍콩·요르단·중국 업체에 판매했다. 이에따라 이 작품은 이달과 내달 각각 홍콩과 대만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요르단의 경우 방영일은 잡혀있지 않았으나 중국은 이 작품을 교육방송을 통해 영어판으로 방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디지털드림스튜디오(대표 이정근)는 3D 애니메이션인 ‘런딤’을 지난달부터 일본내 민간방송 TV도쿄에서 매주 1회씩 방영중이며 서울애니메이션(대표 최신규)도 지난 1월부터 ‘탑블레이드’를 TV도쿄를 통해 방영하고 있다.
이밖에 나이트스톰미디어(대표 최안희)는 제작 중인 ‘가우치’를 미 폭스사를 통해 미국내 방영을 협의 중이며 투니파크(대표 임석휴)는 5일 국내 상영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더 킹’의 해외 배급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하청 위주의 애니메이션 수출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움직임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특히 업계는 워너브러더스 등 유명 애니메이션 배급사들이 순수 국산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표명하고 나선 데 대해 최근 침체돼 있는 국내 애니메이션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시네픽스의 조신희 사장은 “자체 기획·창작 애니메이션은 OEM 제작에 비해 고부가 측면에서 월등히 유리하다. 국내 애니메이션 체질 강화을 위해선 반드시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