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트톱박스 업계가 해외시장에서 가입자수신제한장치(CAS) 특수를 누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중동 지역의 디지털 유료방송이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듦에 따라 CAS 관련 제품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CAS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휴맥스·한단정보통신 등 선발업체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다.
이는 유럽·중동 등 현지시장에서 유료방송채널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국내 세트톱박스 업체들이 보급형 CAS 모델을 개발, 공급함으로써 대량 수요를 촉발시키고 있기 때문.
게다가 최근 CAS 기술규격 중 하나가 해킹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면서 기본형 모델에 해당 CAS를 부착한 복합형 제품이 때 아닌 특수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CSA 기술을 가진 국내 선발업체들은 이러한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와 반짝 특수에 힘입어 매출 상승과 함께 시장 선점, 수익성 개선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단정보통신(대표 이용국 http://www.handan.co.kr)은 지난 한달동안 수출 전량을 CAS 제품으로 공급, 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 김종철 감사는 “현재 밀려드는 주문량을 제대로 소화하기도 힘든 형편”이라며 “수입선측이 항공운임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CAS 관련 제품 비중이 지난 1·4분기 48%에서 2·4분기에는 7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방송사 직구매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휴맥스(대표 변대규 http://www.humaxdigital.com)도 지난 1·4분기 매출액의 67%인 372억원을 CAS관련 제품으로 거두었다. 이는 작년 평균 대비 7% 이상 증가한 수치로 고부가가치의 CAS 제품군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큰 몫을 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삼성전기(대표 이형도 http://www.sem.samsung.co.kr)는 2004년께 세트톱박스 일반유통시장이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부터 일반 소비자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유통시장에서도 CAS 관련 모델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료방송용 수신기(FTA)나 CI(Common Interface) 제품군만 보유한 후발 기업에는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서둘러 CAS 복합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출시하지 못한다면 시장 확대는 물론, 기존 시장의 유지마저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수기자 km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