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 끼리끼리 모임, 빅파워 그룹으로 뜬다

 ‘벤처캐피털업계 소모임을 주목하라.’

 개인적인 친분관계나 간단한 투자정보 교류 등을 위해 결성된 벤처캐피털리스트 소모임들이 다양화·전문화되면서 막강 파워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성·다양성을 갖춘 소모임들은 단순한 네트워크 형성 차원을 넘어 투자를 결정하는 주요 외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전문화된 모임 중 하나로 엔지니어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 모임인 ‘S파트너스 클럽’이 꼽힌다. 10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 멤버들은 반도체·제약·전기·전자 등 모두 다른 분야의 엔지니어 출신들로 구성돼 있다. 이 클럽의 멤버인 현대기술투자 정승모 팀장은 공장설립 경험까지 갖고 있다. S파트너스는 매주 모임을 갖고 자신의 전문분야 기술동향 및 신기술에 대한 분석을 전달한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이 모임에서 쌓은 지식으로 참가자들은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갖게 됐다.

 또 벤처캐피털협회가 운영 중인 중간관리자 교육과정에서 결성된 ‘Vcist클럽’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84∼89학번으로 구성된 이 모임 역시 벤처캐피털업계의 기술 동향 및 투자 네트워크로 활용되고 있다.

 매월 셋째주 목요일 모임을 갖는 ‘삼목회’는 벤처캐피털 기획담당자간 정보교류체다. 이들은 세부적인 투자정보보다는 각 회사별 주요 동향을 교환하고 있다. 업무 특성상 직접 투자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벤처캐피털업계의 흐름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2금융권 출신들로 구성된 모임도 있다. 이 모임은 벤처캐피털 이전 직장의 출신에 따라 만들어진 친목 모임으로 출발, 다양한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해가고 있다.

 또 오프라인 모임보다는 온라인에 치중하는 모임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인 SERI포럼내 운영되고 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 모임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게시판에 올려 회원들을 도움을 구하거나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를 e메일로 서비스하고 있다. 오프라인 모임보다 친밀감은 떨어지지만 보다 많은 회원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바이오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 모임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소모임이 공식·비공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벤처캐피털리스트 소모임들은 정보 교류 및 단순한 친목도모 차원이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 투자의 흐름을 주도해가고 있다”며 “일부 소모임의 경우 장기적으로 별도의 창투사 설립 계획을 세워 놓은 곳도 있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