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경제단체 중 비교적 정보화에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아 온 한국무역협회의 김재철 회장(66·동원산업 회장)이 최근 남다른 ‘e비즈니스 사랑’을 과시해 화제다.
지난 99년 2월 무역협회 회장으로 처음 부임했을 때만 해도 정보기술(IT)분야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김 회장은 당시 한 IT 전문지가 선정한 ‘디지털경제를 이끌어갈 국내 최고경영자’ 중 20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김 회장이 보이고 있는 변신은 눈부시다. ‘IT인력의 해외수출’이라는 기치아래 지난 1월 협회내 무역아카데미에 1년과정의 IT마스터 양성코스를 신설한 데 이어 최근 당초 계획보다 반년 빠른 오는 7월 실시를 목표로 2기 IT마스터과정 개설을 채근하고 있다. 애초 자신이 아이디어를 내 사업추진을 지시한 김 회장은 모든 진행과정을 일선 담당직원을 통해 직접 챙기고 있다. 김 회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IT인력 한명을 해외시장에 진출시키는 것이 상품 하나 수출하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한다.
김 회장은 최근 무역협회 조직을 재정비하며 사이버무역팀을 정보지원실로 격상하고 3개팀을 정보지원실내에 배치시켰다. 김 회장 스스로 ‘신무역’이라 일컫는 차세대 전자무역에 대한 그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포석이다.
보수적인 무역협회 성격상 요원할 것으로 예상됐던 협회내 대표 e비즈니스 서비스업체인 EC21과 EC플라자 등의 분사도 작년 김 회장 주도하에 전격 단행됐다.
협회 한 관계자는 “다소 무리라는 지적도 있으나 김 회장 특유의 불도저식 e비즈 정책이 침체된 무역협회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희를 바라보는 김 회장의 향후 ‘e비즈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