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과제를 수행하는 사업단이 외국 연구기관 및 연구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7일 관련 연구기관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외국인 연구자도 국가과제 책임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가운데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사업단·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등 주요 국책과제를 수행하는 21세기 프런티어사업단들은 국내 연구기관과 외국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과제를 수행토록 하거나 아예 외국 연구소를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하는 등 실질적인 연구개발시장의 개방이 이뤄지고 있다.
◇사례=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단장 이조원)은 사업단 과제중 하나인 ‘양자점 형성 기술개발’과제를 중국 난징대 연구소에 맡겼으며 도쿄공대·코넬대·러시아반도체연구소의 경우 국내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벌이고 있다.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사업단(단장 박종오)도 이탈리아 SSSA연구소를 ‘체내이동메커니즘개발’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상반기 중에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사업단은 6월말 예정인 3차 과제 선정시에도 외국 연구기관의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밖에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단장 유향숙)도 향후 신규과제 선정시 게놈연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해외 연구기관이 과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유=외국의 선진기술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사업단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일부 부문의 경우 이미 선진국이 일정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외국 연구소를 잘 이용한다면 기술이전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외국 과학기술인력 유입과 과제의 외국기관 위탁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줄어들어 이러한 경향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조원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장은 “시장이 세계화되는 과정이므로 연구개발시장도 장벽이 사라지고 있다”며 “외국의 축적된 노하우로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망=이러한 경향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정부가 외국인 및 외국기관이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주관연구기관 또는 총괄연구책임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함에 따라 국내외 연구기관끼리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종오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사업단장은 “이제 연구개발시장도 철저히 시장논리에 따르게 될 것”이라며 “국내 연구진 및 기관도 위기감을 느끼고 대외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