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오는 10일께 선정할 예정인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사업권은 기술방식 선택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7일 관련 연구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대전시는 최근 입찰에 참여한 보성통신 컨소시엄과 삼성전자 컨소시엄, LG기공 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기본설계에 관한 심사를 완료, 현재 조달청이 사업수행능력과 가격 등의 최종 평가를 진행중이다.
대전시의 기본설계심사 결과 1위는 LG기공 컨소시엄이, 삼성전자 컨소시엄과 보성통신 컨소시엄이 각각 2, 3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위와 2위간 점수차가 0.03점, 2위와 3위간 점수차는 6∼7점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 3개 컨소시엄이 제안한 ITS는 기술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역업체인 보성통신과 LG기공은 양방향 통신에 다중접속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교통정보·수집서비스, 일반방송서비스, ETC(Electronic Toll Collection)서비스가 가능하면서도 1Mbps의 통신속도에 통신영역이 150m인 능동형 DSRC를 채택하고 있다.
보성통신이 응찰한 능동형 DSRC의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98년부터 2년여에 걸쳐 개발한 것으로 특히 1Mbps급 DSRC용 기지국 및 차량용 단말기시스템을 인천 국제공항 고속도로 등에서 시범운영중이다. DSRC는 수동형과 자동형으로 나뉘는데 기존 수동형은 기지국 장비에서 신호를 보내고 차량 단말기로부터 이를 송신받아 통행요금을 징수하는 반면 ETRI가 개발, 국내 표준으로 지정된 능동형 DSRC는 유료도로 자동요금 징수는 물론 운전자·승객, ITS서비스 사업자(시내버스업자, 물료사업자, 주차장 관리사업자, 경찰청 등)에게도 요청하는 정보를 전국 어디서나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비콘방식을 채택, 양방향 통신에 통신영역이 500m로 넓고 교통정보·수집서비스, 일반방송서비스가 가능하나 다중접속과 ETC서비스가 안되는 시스템이고 통신속도는 10Kbps이다. 삼성전자가 응찰한 비콘방식은 통신속도가 저속이지만 통신영역이 넓고 일부에서 사용되고 있는 등 검증을 거쳤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ETRI 관계자는 “대전시의 기술선택은 국가 ITS 사업의 인프라 구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표준화와 기술수준 등을 면밀히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ITS는 자동차와 도로환경을 지능화해 운전자로 하여금 안전하고 쾌적한 운행이 가능하도록 교통체계를 정보통신·전자·제어·컴퓨터 등의 첨단기술과 접목시켜 사람과 자동차, 도로를 일체화하는 차세대 교통시스템이다. 정부는 지난 99년 전국 ITS의 구축 계획을 세우고 대전시와 전주·제주를 모델도시로 선정, 총 299억원을 들여 오는 2002년 월드컵 개최 이전까지 6개 분야 14개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