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인프라가 부족한 필리핀의 IT산업은 인터넷 이용자수 및 이동전화 이용자수의 증가, 닷컴기업 및 인터넷 관련기업수의 증가, IT부문으로의 국내외 투자증가 등으로 향후 필리핀 경제를 이끌어 나갈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라모스 정부는 97년 정보통신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IT21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1단계로 각 가정·회사·학교·정부기관 등의 인프라를 2000년 이전에 완성하고 2단계(2005년까지)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정보통신을 통한 업무를 생활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며 2010년까지인 3단계에서는 필리핀을 아시아 정보 중심지로 키운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발전속도가 느린 편으로 정치적인 문제 등 당면 과제에 밀려 정부조직도 아직은 본격적인 전산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하드웨어=필리핀의 PC보급 대수는 98년말 9만대 정도에서 2000년말에는 22만∼25만대 정도로 빠르게 확대됐다. 이미 유럽, 미국, 일본의 주요 하드웨어 관련업체들이 필리핀에 진출해 있는데 네트워크 장비의 경우 미국 제품이 대만 제품에 비해 4배까지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부문은 미국 등 선진국업체에서부터 필리핀 중소규모 업체들까지 참여하고 있어 가격경쟁이 매우 심한 편이다. 그러나 PC용 소프트웨어의 경우 해적판이 난무하는 등 시장질서가 어지러운 편이고 솔루션은 인프라 미비로 수요 자체가 주변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전자상거래=필리핀에서는 96년 90개, 99년 150개, 2000년 180∼200개 정도의 ISP업체가 서비스를 하고 있고 1000여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카페가 영업하고 있는 등 인터넷 부문이 다른 부문에 비해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수는 2000년 현재 전체 인구의 1%에 못미치는 55만4000명 정도, 가입자수는 15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필리핀은 대부분의 인터넷 이용자가 아직까지 전화선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부문의 발전을 위해서는 큰 폭의 전화보급률 상승이 필요하나 아직은 회선증설 속도가 더딘 편이다. 현재 전화서비스업체들은 음성, 데이터, 영상 등을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는 종합통신망서비스를 구상중이다.
인프라 미비 및 높은 유무선 전화이용료, 산업 전반의 침체 등이 인터넷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전자상거래는 초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관련 외국기업들이 제휴 형태로 필리핀 진출을 도모하고 있어 필리핀의 IT산업 발전은 외국자본과 기술력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띨 전망이다.
◇유망 진출분야=필리핀은 7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국가라는 특성 때문에 무선통신이 발달돼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위성통신을 이용한 무선통신서비스 등이 유망하다. 저렴한 영어구사 가능 인력이 풍부해 온라인 상으로 전세계에서 오는 고객문의에 응답하는 역할을 하는 웹 콜센터를 설치하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네트워킹 장비의 경우 수요가 많지 않아 경제적 물량을 수주하기 어려운 상태다.
◇진출전략=필리핀은 문맹률이 낮고 영어해독률이 높아 IT 관련 잠재인력은 풍부한 편이다. 또 지난해 전자상거래법이 통과된 데 이어 올해 관련법안들이 의회에서 심의중이어서 조만간 전자상거래 붐이 조성될 가능성도 높다. 필리핀은 이스트우드, 포트 보니파시오, 필린베스트 등 3개의 IT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스트우드는 이미 완공단계로 필리핀 IT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필리핀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은 이 단지의 입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IT 관련기업에 근무하는 인력들은 다른 업종에 비해 임금수준이 2배 이상 높은 편으로 단순 수작업 종사자가 월 1만5000∼2만페소(약 39만∼52만원), IT엔지니어는 월 4만∼5만페소(약 104만∼130만원)다.
현지 합작사를 추진할 경우에는 내수판매·관리 등 파트너의 역할을 우선 분명하게 정하고 파트너를 물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자본력이 있는 필리핀 사업가들은 제조업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부동산, 상업, 금융서비스 등을 선호하고 있어 양방간 기대 역할과 목적이 부합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독자적으로 파트너를 물색하기 어려울 경우 필리핀 투자청(BOI)을 이용해 합작 파트너를 소개받을 수 있다.
문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아시아대양주팀 (02)3460―7322∼4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표
<필리핀의 정보통신 인프라>
분류 = 1996 = 1998 = 1999 = 2000 =비고
전화보급률 = 4.66 = 9.08 = 9.12 = · =단위 100명당 가입자수
이동전화보급률 = 1.3 = 2.3 = 3.7 = · =단위 100명당 가입자수
PC 보급대수 = · = 9만대 = · = 25만대
ISP사업자수 = 90개 = · = 150개 = 200개
인터넷 사용자= · = · = · =55만4000명
인터넷서비스 가입자수= ·= · = · =15만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