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이 출발하며 퍼진 기업소모성자재(MRO)의 ‘고향’은 단연 청계천이다. 그러나 이 곳에서 MRO를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MRO의 본거지면서도 MRO란 용어를 모르는 청계천’에서 e마켓이 출발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명FA를 운영하고 있는 홍순혜 사장(47세)이 개설한 엑스트라엠알오닷컴(http://www.tramro.com).
홍 사장이 학교를 졸업하고 청계천으로 들어온 것은 지난 78년. 햇수로 꼭 24년째가 된다. 십년 넘게 보조원으로 일하다 7년 전 단돈 130만원을 들고 시작한 사업이 이제는 매출 20억원을 올리는 사장님이 됐다.
컴퓨터 조작방법을 이제야 익히고 있는 홍 사장이 e마켓을 만든 것은 그야말로 변화되는 시대를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다. 청계천에는 대기업 직접 납품 기업이 꽤 된다. 홍 사장도 20년 가까이 국내 S기업에 MRO 용품을 납품해왔다. 홍 사장 같은 이들에게 e마켓은 사실 부담스럽다. 기업들의 구매 행태가 변함에 따라 계약 체결 대상이 기업에서 e마켓으로 바뀌는 실정이다. 홍 사장도 S기업이 직접 설립한 MRO e마켓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다.
일반 소비 시장도 마찬가지다. 공구가 필요하면 예전엔 일반 소비자도 청계천을 찾았지만 지금은 대형 할인점을 찾는다. 이래 저래 MRO는 더 이상 청계천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홍 사장은 청계천 미래의 중심에는 이마트와 같은 ‘MRO 전문 대형 할인점’과 ‘e마켓을 통한 온라인 거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 소싱 같은 오프라인 경험만큼은 누구도 따라 잡을 수 없을 것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는 홍 사장은 언젠가 직접 e마켓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