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인 MBC(대표 김중배)는 프로그램공급(PP) 전문업체인 MBC플러스를 설립함으로써 지상파 방송 40여년 만에 종합미디어그룹으로의 재도약을 선언하고 나섰다.
21세기 새로운 방송환경을 개척해 나갈 MBC의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된 MBC플러스(대표 윤건호)는 지난달부터 전국의 케이블TV방송국(SO)을 통해 ‘MBC스포츠’ ‘MBC드라마넷’ ‘겜비씨(MBC게임)’ 등 3개 케이블 채널의 방송을 개시했다.
이 중 새롭게 등록된 PP는 MBC스포츠 채널 하나지만 나머지 두개 채널도 기존 PP로부터 인수, 새롭게 단장했다는 의미에서는 MBC의 입장에서 신규 PP나 마찬가지 의미를 갖는다.
겜비씨는 MBC플러스가 지난달 제일제당 계열의 CJ39쇼핑으로부터 인수한 패션채널 ‘룩TV’를 게임전문 채널로 바꾼 것이며 ‘드라마넷’ 역시 CJ39쇼핑으로부터 인수한 드라마 전문 채널이다.
MBC플러스는 이들 채널을 통해 올해말부터 위성방송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MBC본사와 MBC프로덕션이 공동설립한 MBC플러스는 ‘MBC 다채널 사업’의 중심축으로 방송시설의 운영, 채널회사의 관리행정 및 마케팅, 광고영업 대행 등 제반업무를 통합 운영관리한다.
MBC플러스는 자본금 189억원에 직원은 36명이며 스튜디오 3개, 주조정실 4개, 부조정실 3개, 간이편집실 12개, 더빙실 1개 등을 갖추고 있다.
MBC가 방송프로그램 공급사업에 새롭게 나선 것은 다매체·다채널화 추세속에 방송시장의 탈규제 흐름과 급속한 세계화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해 종합미디어그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다.
시장논리만이 방송시장의 탈규제와 세계화 추세속에서 개별 방송채널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판단아래 방송을 바라보는 시각이 문화에서 경제로 바뀌게 된 점도 MBC가 케이블TV 시장진출에 나선 배경이다.
지난 3월 23일 설립된 MBC스포츠는 박찬호, 최희섭 등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경기, 세계 4대 골프대회 등을 생중계하며, 드라마넷은 영화와 엔터테인먼트가 강화된 드라마를, 겜비씨는 PC게임·아케이드(오락실용)게임·온라인게임과 IT정보 위주의 게임콘텐츠를 방송한다.
지난 1년간 채널 개국을 준비해온 MBC스포츠는 과다한 투자를 자제하는 대신 우수한 품질의 프로그램 공급에 초점을 맞춰 채널을 운영함과 동시에 지상파 방송으로서는 쉽게 다룰 수 없었던 서비스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전략이다.
MBC스포츠는 지난달 2일부터 케이블TV방송을 시작했으며, 드라마넷은 이전과 같은 채널명으로 계속 방송중이다. 겜비씨는 지난 1일부터 이름과 내용을 바꿔 방송을 시작했다.
MBC는 강력한 콘텐츠를 내세운 최고의 복수프로그램공급업자(MPP)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MBC스포츠의 경우 지난달 19일 현재 국내 77개 SO 대부분에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MBC드라마넷과 겜비씨의 대표이사는 MBC 편성국장을 역임한 ‘MBC플러스’의 윤건호 사장이 겸직하며 MBC스포츠는 곽성문 전 MBC 스포츠국장이 사령탑을 맡고 있다.
다른 채널과 차별화하기 위해 MBC스포츠는 박찬호, 최희섭 등 미 프로야구 독점중계와 세계 4대 골프 타이틀매치 중계 및 국내 아마스포츠(고교야구) 등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겜비씨는 경쟁채널이 청소년층을 공략하고 있는 데 반해 유아에서 노인에 이르는 폭넓은 계층을 목표 시청자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드라마넷의 경우, 케이블 채널 가운데 유일한 드라마채널이므로 그 자체로 차별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MBC스포츠는 자본금 97억원에 설립됐으며 드라마넷과 겜비씨의 자본규모는 각각 80억원, 60억원이다.
MBC스포츠는 ‘스포츠의 모든 것’을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지난달 2일부터 전국 SO를 통해 방송중인 종합스포츠 채널이다.
세계적인 스포츠채널인 ESS(ESPN-STAR스포츠)와 합작을 추진중이며, 미 메이저리그 야구 4년 독점 생중계권 등 최강의 콘텐츠로 기존 스포츠채널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채널은 지난달 19일 현재 국내 케이블 총시청가구의 100%에 대해 송출하고 있으며 오는 12월부터 시작되는 위성방송을 통해서도 방송할 예정이다.
MBC스포츠는 박찬호, 최희섭 등의 야구경기를 주7회 생중계하며 박세리, 김미현 등 LPGA 및 세계 4대 메이저 골프경기 등을 독점 생중계한다.
이와 함께 NBA농구는 정규 리그에서 챔피언 결정전까지, 세계 정상의 유럽축구인 UEFA 챔피언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이탈리아 세리에 A,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등의 경기를 유럽축구에 정통한 차범근 해설위원의 정확한 분석을 곁들어 방송한다.
겜비씨는 CJ39쇼핑으로부터 인수한 룩TV를 지난달 1일 게임 전문 채널로 전환시켜 개국한 채널이다. 하루 20시간 방송을 내보낸다는 계획으로 그동안 온게임넷이 독차지해온 게임시장에 판도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채널의 이름(gⓔmbc)은 게임과 MBC를 합친 것으로 게임을 통해 더욱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에서 ‘More Beautiful Community’라는 상징적 의미도 갖고 있다.
겜비씨는 이같은 방송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전략시뮬레이션 및 대항전 리그 형태를 갖는 전형적인 게임 프로그램은 물론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프로그램 편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겜비씨의 주력 프로그램에는 △인터넷 장학퀴즈 △ 온라인 게임쇼 △게임 뽀뽀뽀 등이 있다.
‘인터넷 장학퀴즈’는 인터넷 통신이 가능한 모든 국민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액티브 생방송으로 참가자는 안방에서 TV를 통해 문제를 접할 수 있다. 정답은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 답안지에 작성하도록 돼 있으며 채점결과가 실시간으로 즉시 순위와 함께 파악된다.
‘온라인 게임쇼’는 게이머뿐 아니라 골프 마니아, 당구 마니아 등이 온라인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버추얼 오케스트라, 캐롬 3D당구, 사이버 골프, X탱크 대항전 등 신종 인기게임 종목에다 출연자 재담, 즉흥 연기 등 쇼적인 요소를 가미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다.
‘게임 뽀뽀뽀’는 컴퓨터 게임을 응용한 국내 최초의 사이버 학습게임 프로그램. 영유아 대상으로 지능 및 학습능력 계발을 목표로 다양한 학습게임과 자녀 지도요령 등을 제공한다.
드라마넷은 기존 드라마 채널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MBC만의 색깔을 입히기 위한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최승철기자 rock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