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컴퓨터 유통업체들 자생력 취약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용산 전자상가 일대에는 인터넷 바람을 타고 온라인 컴퓨터 유통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으나 온라인 채널만을 운영해온 업체들은 경기부진과 치열해진 가격경쟁으로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유통만을 고집해왔던 업체들은 오프라인 유통에 나서거나 전자상가에 매장을 둔 업체들을 협력점으로 유치해 온라인 유통의 취약점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황

 용산 전자상가에 기반을 둔 인터넷 쇼핑몰은 100여개가 넘을 정도로 많지만 성업중인 곳은 10여개에 불과하다. 컴퓨존(http://www.compuzone.co.kr)이나 아이코다(http://www.icoda.co.kr), 빅텐(http://www.big10.co.kr) 등과 각종 공동구매 전문 사이트만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온오프라인을 겸비한 컴퓨존과 아이코다 등 몇몇 업체들만 수익을 내고 있는 편이며 빅텐은 최근들어서 손익분기점 수준에 도달했다. 이들 업체는 온라인에서 하루 50∼100개 상품을 판매, 그다지 판매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사이트를 보고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온라인 전문 업체는 재고가 쌓일 경우 부담이 크지만 이들은 자체 매장에서 재고를 처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거두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유통만을 전문으로 해 온 업체들은 판매수량 감소와 저마진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컴퓨터와 주변기기는 최근 비수기로 진입하면서 저가경쟁이 치열해져 이윤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동구매 전문 몰인 킹콩(http://www.kingkong.co.kr)을 운영하는 유형운 사장은 “지난해까지만해도 그럭저럭 유지했지만 지금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업체들의 움직임

 이처럼 온라인 유통의 한계가 예상보다 일찍 드러난 것은 가격정보 전문 사이트들의 역할이 컸다. 가격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되면서 더 이상 가격경쟁은 어렵다고 판단한 온라인 전문 유통업체들은 전자상가에 매장을 개설하거나 매장을 갖고 있는 업체들을 협력점으로 유치하는 데 나서고 있다. 이와함께 쇼핑몰에서 저가의 ‘미끼상품’을 판매하고 이를 통해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격정보 부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다나와(http://www.danawa.co.kr)에 최저가로 올려 인지도를 높이려는 업체도 줄을 잇고 있다.

 ◇전망

 온오프라인을 겸비한 업체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용산 상가에서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대규모 온라인 업체는 박리다매로 승부를 걸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온라인 업체들은 사업을 접거나 오프라인 부문과의 제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공존을 위한 업체들끼리의 합종연횡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