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우리가 연다>(5)조선대 단백질소재 연구센터

사진; 조선대 단백질소재 연구센터 함경수 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실험실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항생 펩타이드를 생산하는 미생물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대 단백질소재 연구센터(소장 함경수)는 단백질을 산업화하는 국내 최초의 연구소다.

 지난해 8월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우수연구센터(ERC)로 선정된 뒤 그해 9월 7일 문을 연 단백질소재 연구센터(RCPM:Research Center for Proteineous Materials)는 신기능성 항생 펩타이드(단백질의 구성요소)·고부가가치 의약품·단백질 신소재 등을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함으로써 생물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설립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펩타이드 공학기술을 이용한 고기능성 항생펩타이드와 의약품성 펩타이드 제제 등을 포함한 신기능성 펩타이드를 개발, 연구하고 있다. 또 골대사 관련 질환 예방 및 치료제와 산화성 스트레스 억제제, 유전질환 진단에 이용할 수 있는 물질을 비롯, 농약과 염료·향장재료·식품첨가제·대체 에너지 생산에 이용할 수 있는 단백질 신소재 개발 및 연구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설립 초기 연구진으로는 조선대 9명의 교수와 서울대·연세대·광주과학기술원 등 5개 기관에서 5명의 교수가 참여했으나 생명공학 분야가 다학제간 연구라는 점을 감안해 조선대 자연대·의대·치대·약대·공대 등의 교수가 대거 참여해 실질적으로 150여명이 연구사업을 수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바이오홀딩스와 아이디알코리아 등 생명공학 벤처회사들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구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 참여하고 있다.

 RCPM은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향후 9년동안 매년 10억원씩 총 90억원을 지원받는다. 조선대도 자체적으로 같은 기간 132억원을 지원해 내년말까지 연구소 건물을 신축하기로 하는 등 연구소 활성화와 각종 사업을 의욕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RCPM은 현재 진행중인 연구개발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최소한 5개 벤처회사를 운영하고 특허권 매각과 기술지도 및 자문, 발전기금 등으로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단백질 및 펩타이드 공학기술이 세계 수준에 도달해 우리나라 생명공학기술(BT)을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RCPM은 국제적인 단백질 및 펩타이드 소재 개발의 메카화, 기술이전 및 벤처기업 설립을 통한 센터의 자립화, 단백질 및 펩타이드 공학 전문 연구인력 양성이라는 3가지 실천목표를 정하고 이를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1단계로 연구 및 기술기반을 조성한 뒤 2단계로 연구 및 기술을 한차원 더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개발한 기술을 실용화해 국내 생명공학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벤처창업을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 생물신소재공학 대학원을 신설, 석·박사과정 신입생을 선발했으며 미국·일본 등 외국대학과의 학생교환 프로그램을 통한 상호 학점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외 저명학자를 초청, 세미나와 특별강의, 각종 토론회 등을 주최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우수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연구성과에 힘입어 RCPM은 개소한 지 8개월 만에 모두 5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해 ‘헬리코박터 라이로리균의 리보좀 단백질 L1 유래의 새로운 항생 펩타이드 및 그의 용도’를 특허출원한 데 이어 올해 ‘종양 괴사 인자 수용체 관련인자(TRAF) 6과 결합하는 새로운 아연 핑거 단백’ 등 4건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80여건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세대 교수와 생명공학연구소 선임연구부장, 과학기술부 지원 생명현상 및 기능연구사업단장을 역임한 함경수 소장은 “단백질에 대한 유전자 서열은 이미 학문적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앞으로의 연구는 단백질의 기능분야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며 “국내 연구기관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단백질 및 펩타이드 공학기술의 산업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함 소장은 또 “생명공학의 한 분야인 단백질 소재를 연구하고 제품화하는 기술을 구축함으로써 단시간에 국제적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펩타이드의 설계 및 합성, 재조합 단백질 제조 등을 통한 신의약품 개발로 세계 경제구조에도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