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에 선 리눅스>(1)엔터프라이즈 시장까지 넘본다

◆국내 리눅스산업이 전환기에 섰다. 변화 한가운데 자리잡은 태풍의 눈은 리눅스 수요처의 다양화 및 대형IT업체의 무차별 시장 참여다. 국내 리눅스 시장이 형성된 지 3년여. 전문가들은 올해가 리눅스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간의 양적 변화에서 한차원 높아진 질적 변화 단계에 접어든 리눅스 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시장 활성화 해법을 4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

 IDC의 지난해 세계 서버 시장 동향보고서는 충격적이다. 핵심은 리눅스 서버의 약진. 윈도 계열 서버가 20% 증가한 반면 리눅스 서버는 24% 늘었다. IDC는 지난 91년 첫선을 보인 리눅스가 매년 10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오는 2003년에는 전체 서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시장을 기존 대형업체들이 두고만 볼 리 없다. IBM을 비롯, 세계적 거인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리눅스 시장이 그간 ‘중소기업 전문업종’이었다면 이제는 완벽한 개방시장이 되고 있다.

 ◇골리앗이 참여한 리눅스 시장=리눅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업체는 대부분 슈퍼 루키다. 한국IBM을 비롯해 컴팩코리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의 다국적 기업과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등의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할 업체는 한국IBM. 이미 본사에 리눅스 사업을 총괄한 전담 부서를 구성했고 사업부별로 리눅스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리눅스를 다양한 하드웨어에서 운용해볼 수 있는 솔루션 센터도 개관했다.

 컴팩코리아 역시 자사 프로라이언트 서버에 리눅스 솔루션을 결합, 시장에 공급할 전담부서를 만들었으며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나 한국HP 등 유닉스 시장의 강자들도 리눅스 사업부 설립을 비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데이터베이스와 CPU 시장의 절대강자인 한국오라클과 인텔코리아는 국내 리눅스 전문업체 3사와 함께 e리눅스클럽을 만들었다.

 국내 대형 SI업체의 행보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최근 리눅스원과 LGEDS시스템이 공식적인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삼성SDS는 자이온리눅스시스템 및 칼데라리눅스코리아 등과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쌍용정보통신도 모 리눅스업체와 실무 차원의 협의를 끝내고 공식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은 현대백화점 등의 계열사를 대상으로 현재 운영중인 메인프레임의 플랫폼을 리눅스로 바꾸

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두는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이처럼 대형 업체들이 리눅스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리눅스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 그동안 닷컴기업을 중심으로 리눅스 기반의 인터넷 서버를 보급하던 리눅스업체들은 커널 2.4의 발표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공공기관, 대기업, 금융권 등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전산 담당자들은 아직 리눅스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은 365일 24시간 안정적인 서비스가 생명이어서 비용보다는 신뢰성이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이다.

 이에 따라 리눅스 진영은 다양한 업무용 응용 프로그램 개발 및 레퍼런스 사이

트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리눅스 전문업체인 리눅스코리아는 작년부터 IBM의 메인프레임인 e서버 z시리즈에서 운용되는 리눅스와 응용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리눅스원, 리눅스인터내셔널, 자이온리눅스시스템 등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금융권과 공공 시장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리눅스코리아 박혁진 사장은 “1∼2개월에 시스템 구축이 끝나는 닷컴기업과 달리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장기전”이라며 “리눅스 전문 업체들은 장기 프로젝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팜팜테크, 미지리서치, 모코코, 아델리눅스 등이 임베디드 리눅스를 디지털가전에 적용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한컴리눅스, 미지리서치 등이 리눅스용 오피스 제품군을 선보이며 사무용 응용 프로그램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