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해외진출이 난항을 겪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일본진출 계획이 사업 파트너로 꼽혀온 일본 춘소프트와의 이견차로 무산됐으며 최근 상용서비스에 나선 미국에서도 ‘리니지’의 폭력성 문제로 초기 마케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따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엔씨소프트의 해외진출 계획은 상당폭 지연되거나 수정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해외진출을 통한 현지매출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이같은 악재를 주식 전망에 반영하는 분위기다. 대우증권 노미원 연구원은 “일본 춘소프트와의 관계 결렬은 해외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켰다”며 “국내에서도 ‘리니지’의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엔씨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장기 매수’로 단계를 낮춘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일본 춘소프트와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올 상반기중 51대49로 합작법인을 설립해 ‘리니지’의 일본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실무 추진과정에서 이익배분 문제와 춘소프트의 온라인게임 개발 참여여부 등을 놓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려 최근 합작법인 설립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와 관련, 엔씨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춘소프트와의 계약 파기로 일본진출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면서 “상황이 유동적이긴 하나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직접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춘소프트가 업무제휴를 파기한 배경으로 엔씨소프트와 ‘리니지’의 원작자인 신일숙씨의 분쟁을 꼽고 있어 이 문제를 먼저 매듭짓지 않고서는 엔씨소프트의 해외진출 계획은 다소 난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시장에도 엔씨소프트는 고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1일 미국에서
‘리니지’의 상용서비스를 개시하자 미국의 게임웹진 RPG닷과 HQ게이밍 등에서 상대의 캐릭터를 죽이는 플레이어 킬링(PK)을 문제삼고 있다. 특히 현지매체들은 PK 허용과 관련해 게임의 폭력성 문제를 집중 부각하고 있어 ‘리니지’의 초기 마케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엔씨측은 “향후 PK를 허용하지 않는 서버를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대책을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사회에서 불고 있는 게임의 유해성 논란을 살펴볼 때 PK를 허용하는 리니지가 미국에서 성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