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DVD플레이어·디지털카메라·디지털캠코더 등 디지털 가전제품의 판매는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가전부문의 디지털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주요 AV업체들의 DVD플레이어 판매량은 4만∼4만5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000∼1만7000대보다 무려 3배 정도 급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전체 내수시장 규모는 작년(6만대 안팎)보다 최소한 3배 이상 증가한 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근들어 선물 및 혼수용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어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될 경우 30만∼50만대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KBS는 지난 3월 창립기념일을 맞아 임직원 선물용으로 3400대의 DVD플레이어를 공개입찰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실판매로 이어지지 못했던 DVD플레이어 판매가 올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해말부터 관련 업계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제품가격을 30만원대로 낮추고 DVD타이틀을 대거 출시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별로는 LG전자가 KBS에 3400대를 납품하는 등 1분기에만 지난해 전체 판매량(2만5000)과 맞먹는 2만4000대를 판매했으며 삼성전자도 콤보DVD플레이어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1만5000대를 판매했다.
소니·필립스 등 수입업체들도 1분기에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100%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
디지털카메라 수요도 올들어 큰 폭으로 늘어 가전제품의 디지털화가 대세임을 나타냈다.
한국코닥·소니코리아·삼성테크윈·LG상사 등 주요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은 1분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여대보다 60% 이상 증가한 5만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디지털카메라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사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진 데다 참여업체 증가로 제품가격이 계속 낮아졌기 때문이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올해 디지털카메라 내수판매 규모는 지난해 12만대보다 최소 60% 증가한 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캠코더도 올들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제품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소니·JVC·샤프 등 주요 업체들은 지난 1∼3월 디지털캠코더의 판매량이 전년동기보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디지털캠코더 수요는 1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