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학년때인 88년부터 주식투자를 했습니다. 당시의 수입이 아마 지금보다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I&D창업투자의 김신천 부장(33)의 투자에 대한 관심과 감각은 대학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대학졸업과 함께 94년말 동부증권에 입사, 선물옵션업무파트에서 잠시 근무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자회사인 동부창투(현재 인텍창투로 M&A됨)로 자리를 옮겨 증권시장이 아닌 벤처투자와 첫 인연을 맺었다.
김 부장의 첫 투자는 지문인식 관련업체인 네스트라는 회사다. 8개월간의 장고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시장조사는 물론 회사 사람들과의 면담을 수없이 반복, 사장 자녀들의 학교까지 알 정도였지만 첫 투자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여러가지 우여곡절끝에 결국 상장회사에 M&A시키며 50% 정도의 수익을 얻는 데 그쳤다.
첫 투자의 실패경험을 바탕으로 김 부장은 국제전자(현 유니모)·코리아링크·쓰리소프트 등에 투자를 하며 화려한 트랙레코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코리아링크의 경우 3억원을 투자해 500억원에 달하는 투자수익을 거뒀다. 이후에도 택산전자(현 택산아이엔씨)·코네스 등의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 트랙레코드를 추가시켜 나갔다.
이후 동부창투가 인텍창투로 M&A되면서 김 부장은 99년 3월 I&D창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엔씨소프트에 투자를 하면서 I&D창투에서도 화려한 트랙레코드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당시 선발 창투사 2∼3곳의 투자를 거절했을 정도로 단순한 투자유치는 극도로 꺼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부장은 “엔씨소프트의 잠재가치를 인정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진정한 파트너십을 내세워 투자하는 데 성공했다. 김 부장은 이를 토요일 오후 자장면을 먹으며 협의했던 사항이라고 해서 ‘자장면 투자’라고 말한다.
당시 10억원을 투자했던 엔씨소프트는 15배의 수익을 안겨줬다. 또 같은해 투자했던 시큐어소프트는 장외에서 20배의 수익을 거뒀다.
이런 투자수익으로 인해 부채가 500억원에 달하던 I&D창투를 2년만에 순자산가치가 더 높은 회사로 만들었다. 또 대주주였던 대웅제약과 이수화학으로부터 지분을 인수, 임직원에 의한 사업분할(MBO)형태의 종업원 지주회사로 만든 것도 사실상 김 부장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올해는 한국반도체소재·새롬엔터테인먼트·쇼핑넷 등이 상반기 중 코스닥시장에 등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근무했던 회사의 경우 투자를 단행하는 데 있어 시간이나 자금 면에서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맞는 후배들과 함께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창투사를 만들 계획입니다.” 화려한 트랙레코드를 만들어 왔던 김신천 부장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