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공략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현지인의 정서도 그렇고 관청의 입김이 워낙 강해 중국시장에 처음나서는 업체로선 당황하게 마련입니다. 특히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지업체들은 해외업체를 겨냥해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춰 판매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한글과컴퓨터 해외사업팀 최진수 팀장은 중국시장 진출이 그리 간단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일단 외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려면 법인을 세워야 하는데 보통 서류심사만 6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다. 더욱이 독자법인은 거의 허가를 내주지 않고 합작법인도 중국기업이 51% 이상 지분을 갖도록 유도한다.
“베이징 중관촌에 있는 현지 벤처들은 우리나라 벤처와 달리 단기 사업 아이템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업체가 많습니다. 이런 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우면 사업진행이 어렵고 철수할 때도 1년 이상 시간이 걸려 큰 손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것 중 간과해서는 안되는 또 한가지는 한국인 사기꾼 문제다. 중국진출 붐을 타고 요즘 중국의 고위 공무원이나 대형 컴퓨터업체와 연결해준다는 감언이설로 국내 업체를 농락하는 한국인들이 적지않다는 얘기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입니다. 경제구조상 성과급 같은 제도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현지 유통업체나 협력사 직원들의 열의가 낮은 편입니다. 따라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한글과컴퓨터는 문걸 출시 전에 중국의 컴퓨터잡지 기자와 중국 대학의 조선어학과 교수들에게 제품을 무상 배포한 후 사용후기를 받았다. 그 내용과 제품의 특징,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 흐름 등을 실은 교재를 만들어 직접 유통사 직원을 설득했다. 교육은 베이징에 진출한 한소프트네트의 PC방인 예카스테이션을 이용했다.
“중국에 진출하기 전에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중관촌에는 중국 신식사업부 등의 자료를 번역해 제공하는 업체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이 업체들을 이용하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최 팀장은 이와 함께 인터넷으로 중국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무역협회가 운영하는 한중신식대로(http://www.kotrachina.org)와 신화사통신의 중국 정보사이트(http://www.sinoko.com)를 추천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