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게임 시대 도래 배경·전망

 

 이제는 3D다. 게임의 캐릭터나 배경이 3차원 입체로 표현되는 3D게임은 2차원 그래픽 위주의 기존 게임과는 말그대로 차원이 다른 가상세계를 구현해 준다. 게임 속의 캐릭터와 오브젝트들이 입체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이버공간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해준다.

 가정용 비디오 콘솔이 PC게임에 비해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것도 따지고 보면 3D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그래픽이 최대 강점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2D에서 3D로 옮겨가는 것은 마치 흑백TV가 컬러로 바뀌는 것에 비유될 정도로 사용자 및 관련업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PC와 온라인 게임업계는 3D 시장개척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기도 했으나 소비자들의 시스템 환경이 너무 뒤져 대세를 이루지 못해 왔다. 무엇보다도 3차원 입체그래픽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3D 그래픽카드가 30만∼40만원을 오르내릴 만큼 고가여서 개발에 엄두를 못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성능 그래픽카드들이 10만원대 이하로 떨어지고 주요 PC메이커들이 3D 그래픽카드를 기본 사양으로 채택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지난해 여름부터 세계 주요 게임개발사들이 3D게임의 개발계획을 속속 발표함으로써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송진우 부장은 “99년 멀티플레이와 배틀넷 지원이 최대 이슈였다면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열렸던 E3쇼 이후 업계의 화두는 3D게임이었다”고 업계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실제로 세계 주요 게임개발사들은 한결같이 3D를 기반으로 한 차기 대작을 개발중이다. 이들은 3D게임 시장이 올해 하반기 이후 본격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으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블리자드는 올해말 처음으로 3D게임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최대 히트 예상작인 ‘워크래프트3’의 경우 풀 3D거나 캐릭터와 오브젝트만 3차원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 거의 확실해지고 있다. EA 또한 오는 6월에 세계 최초의 3D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엠퍼러포 듄’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업체로는 소프트맥스와 판타그램이 가장 앞서 있다. 소프트맥스는 ‘NP200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풀 3D게임을 개발중이며 이르면 이를 12월께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판타그램은 ‘킹덤언더파이어 2’, 액션게임 ‘스트라이던트’ 등 2종의 3D게임을 개발중이다.

 3D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해 가는 모습이다. 전세계적으로 지난 98년 소니가 선보인 ‘에버퀘스트’가 현재로는 유일한 3D게임이며 울티마온라인의 EA, 애실론즈콜의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3D화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반면 국내업체 중에는 소프트맥스(인파즈), 판타그램(샤이닝 로우), 한빛소프트(탄트라 ), 아이소닉온라인(아타나시아), 토미스정보통신(루나럭스), E소프넷(묵향·엔에이지), 웹젠(뮤), 유즈드림(무혼) 등 10여개 업체가 3D 또는 2.5D 온라인게임을 개발중이다.

 이 중 웹젠(대표 이수영)은 이달말 ‘뮤’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대부분의 업체도 하반기, 늦어도 내년 1·4분기에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PC와 온라인 게임분야의 3D화는 다양한 유저층 확보 등 게임 시장의 파이확대뿐 아니라 PC와 주변기기, 고속인터넷 등 유관 분야의 시장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재 대부분의 PC방들이 3D게임을 수용할 수 없는 저사양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PC방의 시스템 교체 특수도 예상된다.

 한편 업계는 이같이 급부상하고 있는 3D게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관련기술을 조속히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테면 핵심기술인 3D엔진, 3D 그래픽 라이브러리, 저작도구 등이 대부분 외산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