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SO간 세력다툼으로 PP업계 피해 우려

  

 최근 케이블TV방송국(SO)으로 전환한 중계유선방송사업자와 기존 SO들이 프로그램공급업자(PP)에게 독점공급을 요구하고 있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SO 및 전환SO들은 프로그램공급업자(PP)와 공급계약을 체결할 때 ‘동일한 지역에서 영업을 하는 경쟁업체에는 채널을 공급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PP업체들이 “둘중 하나의 SO에만 프로그램을 공급토록 하는 것은 시장의 자유경쟁을 원리를 무시한 불공정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인지도와 영향력이 높은 기존 복수PP(MPP)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영업활동을 벌일 수 있으나 힘이 약한 신규 등록 PP의 경우는 SO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신·구SO들이 시청률이 높은 기존 주요 채널 및 신규 채널들을 지역 내에서 각각 독점 공급함으로써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0여개 이상의 SO를 보유한 씨앤앰커뮤니케이션·중앙유선 등 복수SO(MSO)의 경우 막강한 영향력을 앞세워 PP 독점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O 한 관계자는 “PP들을 독점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으로라도 경쟁 SO의 진출에 대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MSO의 경우 다수 SO를 운영하고 있다는 강점을 이용해 PP 측을 설득하기가 유리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채널 개국을 앞둔 신규 PP 한 관계자는 “전환SO와 프로그램공급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같은 지역의 경쟁사업자에게 채널을 공급하지 말 것을 계약조건으로 제시받았다”며 “신규 채널들은 신·구SO 중 한 곳이라도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이같은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신규 채널 관계자는 “신·구SO의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신규 채널의 프로그램 공급 경로만 좁아진 꼴이 됐다”며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양측의 지나친 출혈 경쟁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송위는 지난달 말 전국 전국 77개 SO 지역 가운데 38개 지역에서 중계유선방송이 SO로 전환할 수 있도록 승인해 준 바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