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액정표시장치(LCD)모니터 시장을 관망해왔던 삼성·LG·KDS 등 모니터 빅3가 최근 가격을 잇따라 인하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이 시장 평정에 본격 나서 이미 진입해 있던 중소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LCD모니터는 지난해 국내에서는 전체 시장의 2% 정도를 점유하는데 그쳤지만 최근 음극선관모니터(CRT)와 가격이 좁혀지면서 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며 세계시장도 연초 1300만대에서 최근에는 1700만대로 상향조정 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빅3의 움직임=삼성전자는 지난 1일 소비자가격 67만원의 15인치 LCD모니터 ‘520 V TFT’를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기존 동급 제품이 최소 70만원 후반대였음을 감안하면 10만원 가량 하락한 셈. 관련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달 말쯤 한차례 더 가격인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도 이에 맞서 자사의 15인치 LCD모니터인 플래트론 ‘570LS’를 이번주나 다음주쯤 가격을 6만원 가량 인하, 60만원 중반대 수준에서 공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 모니터 판매대수에서 LCD모니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머물렀으나 1·4분기에는 4%로 확대됐다.
그동안 국내에 LCD모니터를 공급하지 않았던 KDS(대표 고대수)는 오는 20일께 15인치, 17인치 LCD모니터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15인치의 경우 60만원대로 가격이 결정됐으며 17인치는 140만원대에 공급될 예정이다. KDS는 올해 국내 모니터 매출액중 35%를 LCD모니터 판매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입지 좁아지는 중소업체들=15인치 LCD모니터의 경우 대만 및 국내 택산제품이 49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기타 중소업체들은 50만원 중반에서 후반의 가격대를 조성하고 있다.
중소기업 제품은 그동안 대기업들 제품과 최소 15만원에서 25만원 정도의 가격격차가 발생,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이제는 10만원 이하로 좁혀진 셈. 게다가 가격을 내리는데 일조한 B급 패널이 최근 패널업체들의 수율이 높아지면서 예전처럼 공급이 여의치 않아 대기업들의 가격인하에 맞서 내세울 카드도 마땅치 않아졌다.
또 최근 LCD패널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하반기에는 물량 확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패널업체는 하반기에는 공급물량과 대상 업체를 제한키로 내부 방침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중소업체에서는 “일반 CRT모니터와 달리 LCD모니터는 대기업들이 규모의 경제 효과보다는 인건비 때문에 가격인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들이 충분히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도 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