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하는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의 수출입 통계가 관련기관마다 일정기준 없이 집계돼 혼선을 빚고 있다.
현재 IT제품을 포함, 모든 수출입 통관상품은 관세청의 HS코드를 기준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산업분류체계(MIC)코드, 산업자원부의 수출입품목분류체계(MTI)코드 등을 통해 집계 주체별로 상이한 결과가 발표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관세청의 품목조정에 따라 연도별 수출입 기준마저 수시 변경돼 수출입 통계 발표자료에 대한 일선 업계의 불신이 높아가고 있다.
◇같은 제품 다른 통계=지난 8일 한국무역협회는 ‘1·4분기 IT제품 수출입동향 및 올해 전망’을 발표하면서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수출이 지난해 3억달러에서 올해는 4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산업자원부는 같은 품목을 두고 지난해 58억달러에 이어 올해 74억달러의 수출을 예상했다. 이미 계상이 끝난 전년도 수출실적을 집계하는 데만 무려 55억달러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IT제품 수출입통계 운영 졸속=HS코드 기준으로 세관에서 집계된 IT제품 수출입 통계는 정통부의 MIC코드에 의해 재분류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졸속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HS코드/MIC코드 연계표’에 따르면 HS코드 ‘8527902090’은 MIC코드 ‘21219000(기타 무선통신단말기3)’과 ‘21242000(무선통신수신기2)’에 동일 적용된다. 두 코드간 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라우터, 허브 등 신종 IT제품 역시 해당되는 HS코드가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수출입품목은 무역협회의 전산DB화 작업을 거쳐 무역포털사이트인 KOTIS(http://www.kotis.net)를 통해 품목별·국가별·연도별 ·결제형태별로 열람가능하다. 하지만 MIC코드 기준 IT제품 수출입 통계는 정보통신진흥협회서 매월 책자로 발간하는 ‘동향조사월보’를 통해서만 발표된다. 따라서 책자를 통해 단순 수출입동향만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건국대 무역학과 남경두 교수는 “기초 수출입통계자료가 부실할 경우 이를 근거로 추진되는 정부의 수출촉진정책과 업계의 사업계획 수립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이에 따라 산자부, 정통부 등 관계부처는 올해 산자부의 MTI코드 개선작업시 IT제품군을 별도 분리, 이를 정통부의 MIC코드 기준에 따르게 한다는 방안이다. 정통부 역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MIC코드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전자통신연구원, 정보통신진흥협회 등을 통해 용역을 의뢰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