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P서버 OEM 공급 중단, 독일까 약일까.’
HP와 컴팩이 본사 차원에서 유니시스의 32웨이 셀룰러멀티프로세싱(CMP)시스템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던 것을 중단하고 독자개발에 나섬에 따라 그 배경과 영향에 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니시스는 그동안 컴팩·HP를 비롯해 델컴퓨터·후지쯔ISL·히타치 등에 자사의 고성능 PC서버인 32웨이 CMP서버를 공급해 왔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들였다. 게다가 주요 대형 서버업체에 자사 제품을 OEM으로 공급함으로써 ‘기술의 유니시스’란 선전효과까지 누려왔다.
그러나 최근 컴팩과 HP의 이탈로 유니시스는 이 부분 매출감소가 불가피해졌으며 이는 향후 국내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국HP와 컴팩코리아는 최근 미 본사의 방침에 따라 유니시스 제품 관련 영업을 중단하고 자사 브랜드의 타기종 시스템 공급에 주력키로 했다.
컴팩코리아는 하반기로 예정돼 있던 유니시스 32웨이 CMP시스템 재판매 계획을 접었으며 당분간 자사 8웨이 서버를 클러스터링한 제품을 고성능 PC서버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HP도 당초 유니시스 32웨이 CMP시스템 공급을 위해 이와 관련 별도 조직을 가동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중단하고 본사가 자체 개발키로 한 시스템의 출시를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이들 업체가 유니시스 32웨이 CMP시스템 공급을 중단하고 독자개발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성능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높은 점을 들고 있다. 실제 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기업고객들이 성능과 관계 없이 가격이 높다는 불만을 토로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컴팩코리아 표준서버사업부 송학동 이사는 “현재 32웨이 서버의 경우 높은 가격에 비해 성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고 지적하고 “아직 시장에서 32웨이 시스템을 수용할 만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도 이번 본사의 결정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유니시스는 그러나 컴팩과 HP의 구매 취소가 한국내의 매출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한국시장에서 32웨이 CMP제품이 한국HP와 컴팩코리아를 통해 재판매 방식으로 공급되는 예가 거의 없었으며, 설사 재판매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이는 각 업체가 미국 본사로부터 직접 구매해 공급하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한국유니시스의 매출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유니시스 관계자는 “대형 서버업체에 OEM으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것이 마케팅에 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지사로서는 막강한 영업력을 가진 대형 업체들과 동일 제품을 갖고 동일시장에서 맞닥뜨리지 않아 좋은 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