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은 세계2차대전 당시 미군이 적의 도청으로부터 안전하게 음성통신을 전송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발됐다. 이후 스프레드 스펙트럼(spread spectrum)·IR(Infrared)·UHF 협대역 방식이 개발되면서 21세기 네트워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신기술로 떠올랐다.
무선랜이란 네트워크 구축시 허브에서 가입자단까지 유선 대신 전파나 빛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유선(케이블)으로 망 포설을 하는 대신 액세스포인트 장비에서 단말 장비까지 전자기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유선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 고정된 데스크톱 환경에 머무르지 않고 노트북과 PC 카드를 이용, 이동 중에도 통신이 가능해진다. 건물과 건물 또는 건물 내에서 구성원들이 전파를 이용해 자유롭게 네트워킹하는 세상, 무선랜이 꿈꾸는 세상이다.
응용 분야도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애플리케이션은 무선랜을 이용한 케이블 없는 인프라 망 구축이다. 현재 케이블을 사용해 구축돼 있는 구내망을 무선랜으로 구축하거나 임시사무실 환경, 미관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케이블 사용이 부적절한 환경에 무선랜이 적합한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대학 캠퍼스·강의실·회의실 등에 무선랜을 설치하면 노트북 사용자가 자유롭게 이동하며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무선 액세스 환경이 이뤄진다. 공항·기차역·쇼핑센터 등에 설치된 기지국을 통해 공중망에 접속하기도 한다. 가정 내 PC와 주변기기를 무선랜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공장에서의 조립· 제조 과정 자동화 및 제조공장·대형 물류창고 등의 산업환경에도 선 없는 네트워크는 쓰임이 다양하다.
◇무선랜 시장 개화=무선랜 시장은 지난 99년 11Mbps급 속도를 지원하는 제품이 출시된 후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최근 1, 2년 새 국내에서 무선랜 제품을 개발·공급하는 업체도 30여개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제품 공급이 가능해졌다. 업체간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가격인하 요인이 생겨나고 소비자의 제품 선택폭도 크게 넓어졌다.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군과 어바이어·스리콤·시스코시스템스·엔터라시스 등 해외 다국적기업군은 올해를 마케팅 원년의 해로 보고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기업용 무선랜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액세스포인트·브리지 등을 하나의 제품군으로 해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시장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자료에 따르면 기업용 무선랜 시장은 올해 10억8700만달러, 2002년 13억9100만달러, 2003년 15억4900만달러, 2004년 21억9700만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기업용 무선랜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 시장도 올해 5억4400만달러, 내년에 6억9700만달러, 2004년 10억310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액세스포인트 시장도 올해 4억2600만달러에서 2004년까지 8억8800만달러로 늘어날 것이다.
기업용 무선브리지 시장도 올해 1억1700만달러에서 2004년 2억7800만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 급확대=국내 무선랜 시장은 하반기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부가 무선랜 시장 활성화를 위해 포럼을 구성하고 산학연 공조체제를 강화할 것을 거듭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가 무선랜 활성화의 기폭제로 보는 것은 사업자에 대한 무선랜 서비스 허용과 기존 협대역 무선가입자망(WLL) 주파수 회수를 통한 재배치다.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하반기 국내 시장은 기존 제조업체에 의한 개별시장 공략과 통신사업자에 의한 광범위한 망 구축이 병행돼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통신사업자의 무선랜 시장 진출이다. 현재 한국통신·하나로통신·두루넷 등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은 기존 유선 기반 초고속인터넷 기간망과 무선랜을 접목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자유롭게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통신사업자의 무선랜 서비스는 기존 초고속인터넷서비스와 연계해 이동형 초고속인터넷서비스로 새롭게 각광받을 전망이다. 사업자의 막대한 자금력과 중소제조업체·대기업·외국 업체의 제품 공급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면 시장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무선랜 대중화=올 하반기는 무선랜 제조업체와 통신사업자에게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체는 시장 확대에 따른 수익성을, 통신사업자는 기존 네트워크 구축에 소모되는 비용을 절감해 무선랜의 대중화를 통한 통신서비스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금년 하반기 무선랜 구축에 따른 비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부담이 제거될 경우 기존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케이블 모뎀을 위협하는 서비스로도 성장할 수 있다.
풍부한 확장성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청신호다. 전문가들은 현재 표준화작업 중인 5㎓ 대역의 기술이 개발돼 22Mbps나 54Mbps급의 전송속도가 보장될 경우 본격적인 무선랜 대중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 기인한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