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체에 대한 증시의 반응이 모호하다.
11일 증시에서는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 위해 LG텔레콤·하나로통신·파워콤 또는 두루넷까지 합하는 인수합병(M&A) 작업을 먼저 진행하고 이후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는 요지의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 발언이 전해지면서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의 주가가 전날보다 각각 1.29%, 3.49%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M&A를 통해 탄생하는 동기식 사업자를 위해 출연금을 삭감하고 시장점유율 기준의 비대칭 규제를 적용할 것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비대칭 규제는 접속료 차등적용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이 낮은 업체의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이는 LG그룹을 중심으로 서비스 및 망사업자를 하나로 묶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동기식 사업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침은 구체성을 담고 있고 관련업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는 달리 증시에선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의 주가가 소폭 상승에 그쳤다는 평가다.
또 비대칭 규제를 적용할 경우 시장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는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의 주가도 동반 상승, 양승택 장관의 발언에 별다른 무게를 두지 않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통신서비스 시장의 하위 사업자를 하나로 묶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이를 위한 구체적인 안이 보이지 않는 것이 다소 불만스러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동기식 사업자의 생존과 직결되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비대칭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인위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조정하면서 업계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는 것.
또 증시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하위사업자를 묶는 통신서비스사업자를 매수하고 나설지도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오히려 외국인들은 시장지배력 확대에 제동이 걸린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의 주식을 팔아 통신서비스주의 전반적인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M&A나 컨소시엄을 통해 동기식 사업자로 나설 경우 시장점유율 및 사업성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면서도 “동기식 사업자를 육성하기 위한 확실한 정부의 안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관련업체의 주가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