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는 지난 9일 총 1700억원(정통부 700억원) 규모의 IT전문투자조합을 운영할 7개 업무집행조합원사를 선정했다. 모두 22개 벤처캐피털이 신청, 3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된 이들 펀드운영사는 곧 민관 매칭펀드를 조성해 우수 IT 벤처업체 발굴 및 투자에 나설 예정이어서 자금지원에 목말라 있는 IT 벤처업계의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본지는 이들 7개 업무집행조합원사의 펀드 조성 계획과 운영 방향 등을 차례로 들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앞으로 벤처투자 부문 업무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자본보다는 펀드에 의한 투자가 주를 이뤄야 합니다. 이번 IT전문투자조합의 결성은 이 같은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산은캐피탈의 이번 정통부 IT전문투자조합(MIC-IT펀드)을 진두지휘할 김재봉 이사(50)는 우선 54명의 심사역 중 10년 이상 벤처투자업무에 종사한 인력이 20여명에 달하는 등 어떤 벤처캐피털보다도 든든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유망 IT기업 발굴에 자신감을 보였다.
산은캐피탈은 이미 정통부 IT전무투자조합의 민관 매칭 자본조달 조건을 충족시킨 상태다. 150억원 중 130억원은 산은캐피탈이 출자키로 했으며 나머지 20억원은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중 하나인 스미토모상사가 출자하기로 했다. 스미토모상사의 경우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측면에서 출자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산은캐피탈이 생각하고 있는 펀드의 본 모양은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산은캐피탈의 구상은 이번 정통부 IT전문투자조합(MIC-IT펀드) 규모를 600억원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의 대형 벤처캐피털과 3000만∼5000만달러의 자금 출자를 협상 중이다. 이달 말께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정통부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7월 초까지 펀드 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산은캐피탈은 산은그룹사를 통해 기업 정보를 입수하는 등 자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면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전자부품연구원·기술신용보증기금·KAIST신기술창업지원단 등 업무협약기관들로부터 다양한 투자대상기업 자료를 제공받아 유망 IT 벤처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투자대상을 IT기기 35%, 소프트웨어 30%, IT서비스 25%, IT지원 10% 등으로 분산하고 프로젝트 투자는 주로 게임용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신주인수(85%)를 통한 투자를 원칙으로 하되 전환사채(CB)에 의한 투자(10%)는 1차연도에 집중해 2차연도까지 완료함으로써 초기에 무리한 주식투자 위험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한편 산은캐피탈은 올해 투자예정금액 1500억원 중 1000억원을 IT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도 매달 60억∼70억원씩을 투자해온 만큼 이번에 결성하는 펀드도 연말이면 대부분 소진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