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 정보기술(IT)업체들의 실적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의 실적호전이 두드러졌으며 컴퓨터는 아직도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이동통신 단말기 업종은 단말기 보조금 폐지 조치 이전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했으며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엔씨소프트 1개 업체의 고성장이 부각됐다. 인터넷업체 가운데는 포털과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실적호전이 눈길을 끌었다.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으로 실적호전=소프트웨어분야 19개사의 1·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9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증권은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으로 다우데이타, 인투스테크놀로지 등의 실적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다우데이타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6%, 323% 증가했으며 인투스테크놀로지도 멀티미디어 제작도구 상품의 판매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6%, 7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미디어솔루션·누리텔레콤·핸디소프트 등 주요 솔루션업체들은 매출증가에도 불구,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인력증가에 따른 판매관리비 증가와 수익성이 낮은 제품의 매출증가, 업체간의 경쟁심화에 따른 저가수주 때문으로 풀이된다.
◇컴퓨터, 매출·순익 모두 감소=PC 및 금융단말기, 저장장치를 포함한 컴퓨터업종의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30%,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초 IT호황으로 실적이 크게 좋았던 반면 올 1·4분기는 전반적인 IT경기 둔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전분기인 지난해 4·4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26.2% 줄었으나 영업이익·경상이익·순이익은 흑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보컴퓨터는 59억원의 경상이익으로 흑자전환했으며 KDS도 87억원의 영업이익과 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흑자전환했다. 윤성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PC메이커의 불황은 올해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넷컴스토리지 등 저장장치업체는 중소기업의 수요확대와 동남아 수출 등으로 향후 실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단말기, 저점 이미 통과한 듯=주요 단말기 생산업체인 텔슨전자·세원텔레콤·팬택의 실적은 이미 단말기 보조금 폐지 조치 이전인 지난해 1·4분기 매출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은 이는 단말기 내수시장의 회복 때문이라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수출성과에 따른 요인이 강하다고 밝혔다. 텔슨전자는 1·4분기에 21억6000만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지만 2·4분기부터 노키아에 단말기 공급이 시작될 경우 수익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원텔레콤은 중국에 GSM단말기 수출이 늘어난 데 힘입어 매출액이 크게 늘어났으며 팬택도 모토로라에 저가형 모델 공급이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전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의 힘=엔터테인먼트업종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84%, 순이익은 2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사규모가 가장 큰 엔씨소프트의 매출과 이익 급증에 따른 것으로 개별기업간 실적 차이가 컸다. 개별기업 가운데는 엔씨소프트와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4분기보다 296% 늘어난 254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순이익도 210% 증가한 125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173%, 560% 늘어난 47억1000만원과 6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아케이드게임업체인 이오리스는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적자를 냈다. 노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4분기에는 엔씨소프트의 매출 및 이익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업종 전체의 성장률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다른 회사들은 영업호조가 지속돼 개별 기업간 실적 차이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털·전자상거래 호전, 보안업체 부진=인터넷업종의 1·4분기 실적은 포털과 전자상거래 영업이 호전된 반면, 보안업체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포털과 전자상거래업체의 1·4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35%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128억원으로 전분기 218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영업호조는 전자상거래 매출이 급증한데다 업체들이 광고선전비 등 비용을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음커뮤니케이션은 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처음으로 흑자를 실현했다.
반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싸이버텍홀딩스·장미디어인터렉티브·퓨쳐시스템 등 3개 보안업체는 싸이버텍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등 적자폭이 늘어났다. 이들의 매출이 하반기에 집중된다는 업체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이들의 1·4분기 영업실적은 부진하다는 것이 대우증권의 평가다.
<증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