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기업의 비즈니스 디자인’-우리 기업의 미래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에이드리언 J 슬라이워츠키 외 지음, 신동욱 번역, 세종서적 펴냄.
“왜 하필 지금 디지털을 다시 논하는가.”
디지털 비즈니스 디자인을 다룬 이 책은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시작한다.
저자는 지난 20여년간 삶의 패턴을 혁명적으로 뒤바꿔놓은 디지털이라는 화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흔히 ‘디지털 비즈니스’하면 근사한 웹사이트를 구축하거나 e비즈니스를 전담할 자회사를 설립하고 전직원을 네트워크화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여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오해가 기업의 디지털 비즈니스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진단한다.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진정한 기업 디지털화의 완성은 △고객 및 직원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가치창출 △이윤을 창출하고 실제로 획득하는 새로운 방법 창안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차별화 등을 통해 비로소 실현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이같은 이상적인 디지털 비즈니스 디자인을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세계 유수 기업의 디지털화 모델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델컴퓨터·시멕스·찰스스왑·시스코시스템스의 예를 통해 기업이 당면한 비즈니스 이슈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및 미래 디지털 비즈니스의 윤곽을 보여준다. 특히 기성 초강대기업인 GE와 IBM이 디지털 비즈니스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겪은 성공사례와 실패담을 보여줌으로써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는 전통적인 기업 임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선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것은 지금까지 여타 관련 서적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아시아의 상황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서양 혁신 기업들이 아시아에 진출한 이후의 현 영업상황 및 향후 과제·아시아 태생의 닷컴 기업들의 사례·삼성전자를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의 사례 등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다각적인 사례 외에도 디지털 비즈니스 디자인의 개별적인 분야에 대해서도 세심한 설명을 잊지 않는다.
일례로 ‘초이스보드’처럼 그 위력이 막강하나 세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디지털 기법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주요 저자인 에이드리언 J 슬라이워츠키는 ‘인더스트리위크’지가 선정한 ‘경영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6인’ 중 한 사람으로 세계적인 전략 컨설팅 회사인 머서매니지먼트컨설팅의 선임 부사장으로 재직중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