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협력시대가 활짝 열렸다.
삼성전자가 생산하고 LG브랜드를 붙인 디지털캠코더, LG전자가 생산하고 삼성전자의 메르헨 브랜드가 부착된 가스오븐레인지와 식기세척기가 각각 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
양사는 사상 처음으로 지난 3월 자신들이 취약한 가전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상호공급키로 합의하고 우선 삼성전자가 디지털캠코더, LG전자가 가스오븐레인지와 식기세척기를 각각 상대방에 공급키로 한 바 있다. 본지 3월 23일자 1면 참조
양사는 삼성 수원물류센터와 LG 대전물류센터에 각각의 제품을 최근 입고시킨 가운데 카탈로그를 작성하는 작업에 들어갔으며 이번주내 대형 유통점인 하이프라자와 리빙프라자에 진열, 판매에 들어가게 된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LG전자 브랜드를 부착한 8㎜ 디지털캠코더(모델명 LC-H410)를 초도 물량으로 500대 생산해 LG전자 한국영업부문(대표 성완석)에 납품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도 삼성전자의 프리미엄급 주방 브랜드인 ‘메르헨(Merhen)’을 부착한 가스오븐레인지와 식기세척기를 초도 물량으로 각각 200대씩 생산,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대표 이상현)에 납품했다. LG전자는 가스오븐레인지 2개 모델(SOR-7002, SOR-8103)과 식기세척기 2개 모델(SDW-L500, SDW-L800)을 공급했다.
양사는 각각 AS 인력과 센터를 활용해 디지털캠코더와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에 대한 소비자 불만사항을 처리하기로 했으며 초도 물량이 비록 적기는 하지만 향후 판매동향을 주시한 후 물량을 계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기존 5개 가스오븐레인지 모델에 LG전자의 가스오븐레인지 ‘쁘레오’란 고급 브랜드 2개 모델과 식기세척기 2개 모델을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헨(Merhen)’으로 출시, 취약했던 주방용 가전제품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LG전자도 대화면 TV ‘엑스캔버스’란 프리미엄 브랜드에다 삼성전자의 8㎜ 디지털캠코더를 OEM으로 받아 AV부문을 더욱 강화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양사의 OEM 공급 합의는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활용할 수 있게돼 국내 가전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도 “일본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는 상황에서 국내 가전산업의 대표주자인 양사가 내수시장을 놓고 티격태격 싸우기보다는 과감하게 상호 협력함으로써 외산의 길목을 차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