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사료사업 등 전형적인 전통 제조업체로 일반인에게 알려진 대한제당이 ‘디지털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한제당은 지난해 9월 ‘드림 2010’비전 선포식을 계기로 생명공학·환경부문의 신규사업에 꾸준히 진출한데 이어 최근 축산 관련 e비즈니스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국내 양돈시장 규모는 연간 10조원에 달합니다. 1000두 이상을 사육하는 기업형 양돈 농가만도 2000여호에 달하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e비즈니스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대한제당 사료사업본부장 최상윤 전무(50)는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양돈 전문 e마켓플레이스인 ‘베스트피그닷컴(http://www.bestpig.com)’을 개설하며 사내 e비즈니스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 대한제당내 e비즈팀 역시 최 전무 직속으로 편제돼 있다.
베스트피그는 전업화·규모화되고 있는 국내 양돈농가에 전문 정보를 제공하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종돈·축산 기자재·사료 등 관련 제품을 온라인 판매하는 양돈 전문 포털형 e마켓이다.
“양돈농가의 경우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비교적 정보화가 잘 돼 있습니다. 자체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양돈 농가 중 68%가 PC를 보유하고 있고 그중 47%가 인터넷을 씁니다. 특히 농가가 기업화되면서 정보화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최 전무는 현재 계획중인 베스트피그를 통한 온라인 종돈(種豚) 거래와 함께,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 방식의 축산경영관리 프로그램 보급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종돈 거래를 시작으로 양돈 관련 수의약품·기자재 등의 B2B 전자상거래는 물론,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돈육거래에 이르기까지 e마켓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베스트피그를 통한 대한제당 주력제품인 ‘사료’의 온라인 판매에 대해 최 전무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기본적으로 e마켓은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베스트피그를 전사적 측면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올 하반기께 베스트피그 사업팀을 독립법인화시키겠다는 것도 그의 이같은 생각과 맥을 같이 한다.
지난 78년 서울대 축산학과 졸업 직후 대한제당에 입사, 20여년간 줄곧 사료사업 관련 부서에 몸담아온 최 전무는 사내외서 손꼽히는 축산 전문가다. 최 전무는 베스트피그 사업을 양돈에서 확실한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해 놓은 뒤 양계·육우 등 축산 관련 전부문으로의 확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