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시장의 2위 업체인 LG칼텍스정유(http://www.lgcaltex.co.kr)가 최근 잇단 e비즈니스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주)에 이어 시장점유율 30%로 ‘안락한 2인자’ 자리에 만족하던 LG정유가 최근들어 e비즈니스와 자동차 애프터시장 등 신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은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LG정유 보너스카드 회원수는 약 600만명. 하지만 이 중 e메일 계정이 확보된 회원수는 5% 내외일 정도로 고객DB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유업계 1위 업체인 SK가 엔크린보너스카드·OK캐쉬백카드 등 마일리지 서비스를 중심으로 DB마케팅에 본격 나서면서 보너스카드 회원의 이탈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정유는 지난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구축을 마친 데 이어 올들어서만 콜센터, 고객관계관리(CRM), 데이터웨어하우징(DW)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정유는 총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해 놓고 이 중 40억원을 오는 10월 1차 구축이 완료되는 CRM과 DW 구축사업에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LG정유의 CRM과 DW구축 프로젝트는 주유소나 대형 수요처가 아닌 일반 소비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향후 고객 DB마케팅을 통해 자동차 애프터마켓 등 신사업 진출을 염두해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미 LG정유는 자동차 포털사이트인 ‘얄개닷컴’과 주유소 e비즈니스 전문업체인 ‘넥스테이션’을 분사시킨 바 있다. 최근에는 자사 자동차 경정비 서비스망인 ‘오토 오아시스’를 주축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자동차 애프터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오토 오아시스는 전국 650여개에 달해 100여개 수준인 SK의 스피드메이트에 비해 수적으로 월등히 많다. 따라서 고객 DB마케팅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관련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 LG정유측의 기대다.
국내정유 과잉생산, 수입정유 국내유입, 주유소 복수 폴사인(상표표시) 시행 등에 따라 날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에서 향후 LG정유가 펼쳐갈 e비즈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