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교감(Touch the Future)’이라는 테마로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2001’이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9일 폐막됐다.
올해로 7회를 맞은 이번 E3쇼에는 전세계 100여개국 450여개의 게임사들이 참가했으며 전세계 6만2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E3 게임쇼에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 PC게임, 온라인 게임 등 800여개의 새로운 게임이 선보여 전시 게임 수에서는 지난해의 40%에 그쳤으나 세계적인 게임업체의 대표작이 발표돼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가정용 비디오 게임=이번 전시회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X-박스와 일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PS2)의 맞대결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E3 게임쇼의 첫 공식행사인 기조연설에 나선 MS와 소니 대표자들의 신경전으로 시작된 이들의 대결은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사우스홀(south hall)의 MS와 웨스트홀(west hall)에 위치한 소니의 마케팅전으로 이어졌다. 이 두 회사가 완성된 게임을 내걸고 마케팅전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박스용 게임 타이틀 80여개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11월 출시에 맞춰 15∼20개의 게임 타이틀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소니는 PS2의 인터넷 연결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11월 PS2 네트워크 어댑터를 39달러95센트에 판매할 계획이며 광대역 접속뿐 아니라 모뎀 접속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소니는 올해 안에 200개의 게임 타이틀을 추가로 선보여 모두 250개 이상의 PS2용 게임 타이틀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게임기의 가격이 모두 299달러라는 점에서 국내에서의 출시 시기가 시장 점유율과 직결될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의 대일 문화개방의 수위와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X-박스 출시 이전에 PS2가 정식 수입될 경우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UBI소프트·에이도스 등 세계 유명 게임 개발사들도 행사기간 동안 비디오 콘솔 게임 개발 계획을 앞다퉈 발표해 향후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의 중심이 비디오 콘솔로 옮겨 갈 것임을 시사했다.
◇워크래프트3 최대 화제=블리자드는 포스트 스타크래프트의 대권을 차지할 기대작 ‘워크래프트3’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블리자드는 10여대의 컴퓨터에 체험판을 설치, 관람객이 자유롭게 워크래프트3를 시연할 수 있게 했다. 현지 전문가들의 평가는 스타크래프트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고 있으나 3D의 특징은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워크래프트3는 화면 전환이 거의 없는 고정시점이며 약간의 줌인 기능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3D 게임이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부족하며 인공 지능에 관련된 기능도 돋보이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전반적으로 게임 진행이 빠르고 맵이 스타크래프트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면서 더욱 방대해졌다는 점에서 포스트 스타크래프트의 대권을 차지할 만한 ‘대박’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는 3D 게임과 멀티플레이가 지원되는 온라인 게임의 출품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위자드소프트의 윤종태 이사는 “지난해 E3쇼에 비해 가정용 비디오 게임과 온라인 게임이 두드러진 양상을 보였으며 상당수의 해외 메이저 PC 게임 개발사들이 가정용 콘솔 게임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번 전시회의 흐름을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