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럽게 성장한 기업일수록 쉽게 안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스닥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던 98년과 99년 대부분 기업은 해외진출을 외면했습니다. 국내 시장이 좋은데 굳이 해외로 나가 고생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당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극적인 생각이 국내 기업의 체질을 허약하게 만들었습니다.”
박병준 루루커뮤니케이션 사장은 누구보다도 기본에서 시작하는 경영철학을 고수하는 젊은 CEO다. 고만고만한 기업들이 제한된 국내 시장의 파이를 나눠먹기 위해 경쟁을 벌일 때 그는 미국과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루루가 개발한 제품은 인터넷을 좀 더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맞춤형 인터넷 브라우저 기술입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독창적으로 만든 제품이라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메리카온라인(AOL)이었습니다. 제품이나 기술도 자신있지만 무엇보다도 기업의 생명력은 도전의식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루루는 해외 진출을 위해 대부분의 직원들이 한달 이상 미국에 체류하면서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조심스럽게 사업성공 여부를 타진했다. 이 덕택에 비록 계획보다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올해 미국과 일본에 번듯한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펀딩을 위한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비즈니스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기본에서 다시 생각합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의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해답이 나옵니다. 직원들 역시 기본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임하면 자신감도 생기고 일에 탄력이 붙습니다. 초심이라는 것이 결국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 의지가 아닐까요.” 박 사장이 강조하는 ‘초심경영’의 핵심과 효과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