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E3 한국공동관서 만난 팬데믹 수석 개발자 그렉 보러드

“한국 게임시장은 이제 본 궤도에 오른 느낌입니다. 불과 몇달 전보다 훨씬 발전한 것 같습니다.”

 세계 최대 게임전시회인 E3에 설치된 한국공동관에서 만난 미국인 그렉 보러드씨는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개발사 팬데믹의 수석개발자인 보러드씨는 인기 PC게임인 ‘다크레인’을 제작한 세계적인 게임개발자다. 자칭 한국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보러드씨는 지난해부터 각종 전시회에서 한국관을 꼭 들러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한국 공동관을 둘러본 소감은.

 ▲지난해 월드사이버게임챌린지(WCGC)의 초대 강사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그때 한국 게임시장의 다양성을 보고 크게 놀랐다. PC게임은 물론 온라인·웹·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의 시장이 형성돼 있을 것이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더욱 놀랐다. 지난해보다 장르는 더욱 다양해진 것 같고 게임의 완성도도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것 같다.

 특히 이번에 전시된 게임들을 처음 보는 순간 전혀 부담 없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는데 이것은 한국 게임들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제작됐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제작된 게임으로 착각을 할 정도였다.

 ―한국 게임의 특징이 있다면.

 ▲멀티플레이가 지원되는 온라인게임이 무척 발달한 것 같다. 지난해 온라인게임 ‘포트리스’를 보고 장르의 독특함 때문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인터페이스가 좀 까다롭다는 생각을 했다.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온라인 게임은 그런 단점을 많이 극복한 것 같다. 한눈에 어떻게 조작해야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도입한 것 같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롤플레잉게임이 많은데 이 장르는 미국에서도 대단히 인기가 있는 장르다. 미국에서 온라인게임은 아직 많이 개척되지 않은 틈새시장이다. 한국 게임들이 진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한국 게임이 해외진출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먼저 그래픽 수준을 좀 더 향상시켜야 할 것 같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배경, 오프닝 동영상까지 그래픽 전반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 요즘 제작되는 게임들은 그래픽이 거의 애니메이션이나 실사에 가까운 수준이다. 더불어 워크래프트3, 디아블로 등 미국 주요게임들은 갈수록 멀티플레이 기능을 보강하고 있다. 멀티플레이가 대세인 셈이다. 한국 게임도 이런 추세에 맞춰 제작한다면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인기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