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상승세가 꺾이는 것일까.
최근 미국 온라인게임 개발자인 게리엇 형제의 영입으로 주가에 탄력을 받았던 엔씨소프트가 21일 지난 주말보다 4.14%(6000원) 하락한 13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게리엇 형제 효과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날 경계매물이 쏟아지며 조정국면을 보인 것.
엔씨소프트는 지난주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주초대비 주가가 35%나 올랐다. 21일 한때 올들어 최고가인 15만원을 기록, 코스닥 황제주로의 면모를 발휘했다. 하지만 오후장 들어 가시적인 성과없이 기대감만으로 지나치게 올랐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내림세로 돌아섰다.
증시전문가들은 게리엇 형제 영입에 따른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엔씨소프트는 실적과 성장성을 겸비한 게임대표주로 온라인게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들어 주요 수요처인 PC방의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 추세가 다소 꺾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이달 초 미국 시장에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의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문화적 차이와 마케팅 미흡으로 시장개척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3대 게임개발자로 불리는 게리엇 형제의 영입은 해외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진입과 새로운 게임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지난주의 엔씨소프트 주가상승은 이를 반영했다. 이들 형제의 인지도에 따른 마케팅 효과로 미국 시장 진출이 훨씬 용이하게 됐고 함께 일한 기술진을 영입하며 새로운 온라인 게임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기대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리엇 형제 영입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만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게리엇 형제에게 지불한 금액은 151억원. 미국 시장에서 ‘리니지’게임 사용자당 15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입자가 최소 10만명을 넘어서야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달 1일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게임은 일주일 동안 15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리엇 형제 영입은 단기적인 금전적 효과보다는 중장기적인 게임개발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왕상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높은 수준인데다 아직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만 있을 뿐”이라며 “가시적인 성과를 지켜보며 투자수위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