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거래서 가로채기 SW업계 윈백전략 기승

최근 경기침체로 신규 IT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경쟁사의 기존 수요처를 자사의 고객으로 빼앗아오는 이른바 윈백(Winback) 전략이 소프트웨어(SW) 업계에 기승을 부리고 있다.

 IBM, 오라클, BEA, 로터스, 마이크로소프트, SAS코리아, 티맥스소프트 등 국내 SW업체들은 최근 기존 경쟁사의 수요처에 자사 제품을 밀어넣는가 하면 아예 경쟁사 제품을 들어내고 전체 시스템을 자사의 솔루션으로 교체하는 윈백전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앞으로 윈백전략 수위를 더욱 높여나가기로 하고 마이그레이션 툴과 파격적인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이들 업체간 시장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처럼 IT업계에 남의 땅 뺏기가 활발한 것은 경기침체에 따라 신규 IT수요가 크게 줄면서 매출 보전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윈백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 또 경쟁사 고객을 빼앗아올 경우 자사 솔루션 우위를 입증하게돼 향후 시장 경쟁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 같은 윈백은 데이터베이스(DB), 미들웨어, 툴, 그룹웨어, 데이터마이닝 등 SW 솔루션 전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어 이 시장에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조만간 오라클을 비롯한 경쟁사 DB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윈백을 구사하기로 하고 전략 마련에 나섰다. IBM은 최근 DB2 UDB 7.2버전을 출시하면서 본사 윈백 프로그램인 ‘DB2 나우!’를 국내 실정에 맞게 재구성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IBM은 DB 마이그레이션 툴인 SQL-CW와 비용적인 이점을 부각시켜 대형 사이트를 집중 공략할 계획. 특히 SQL-CW툴은 DB상에서 운영되는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80~90%까지 새로운 DB플랫폼으로 빠르게 이전시켜주기 때문에 윈백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오라클(대표 윤문석) 역시 IBM 본사가 최근 인포믹스를 인수하면서 DB시장 대공세에 나섬에 따라 기존 IBM DB2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윈백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오라클은 최근 DB2용 데이터 및 애플리케이션을 마이그레이션할 수 있는 DB2 세이프스위치라는 프로그램을 발표했으며 국내 실정에 맞게 전략을 새롭게 수정하고 있다. 세이프스위치 프로그램은 DB 마이그레이션을 위한 통합 작업 키트와 컨설팅 서비스가 결합된 것으로 오라클은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시행에 들어간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있다.

 BEA시스템즈코리아(대표 심풍식)는 최근 하나은행의 인터넷 뱅킹 플랫폼에 적용돼온 IBM의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를 자사의 웹로직으로 바꾸는 등 윈백 전략을 활발하게 구사하고 있다. BEA는 3~4년전 경쟁업체의 WAS를 도입한 고객사들이 표준 지원 기능이나 안정성, 확장성이 미흡해 WAS 교체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이 같은 수요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윈백 고객에게는 가격 할인 혜택 폭을 더욱 확대하고 전폭적인 기술지원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BEA는 현재 몇 개의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대규모 쇼핑몰 업체 등에서 WAS 교체를 검토중인 만큼 하반기에는 전체 웹로직 윈백 사이트가 5~6개 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산 미들웨어 업체인 티맥스소프트(대표 박희순)도 BEA사의 턱시도 및 웹로직 고객사를 겨냥한 윈백 전략을 활발하게 구사하고 있다. 티맥스는 쌍용캐피탈을 비롯해 다양한 윈백사이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속한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시스템 운영에 전혀 부담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도 메시징 서버, DB, 툴 등에서 윈백 사이트를 늘려나가고 있다. MS는 최근에는 로터스 노츠를 사용해온 현대자동차를 윈백 사이트로 확보했으며 현재 대림정보통신과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SAS코리아(대표 안무경)도 최근 IBM의 인텔리전트 마이너 솔루션을 사용해온 LG캐피탈에 자사의 데이터마이닝 솔루션인 엔터프라이즈 마이너를 공급해 윈백에 성공했으며 나눔기술도 최근 핸디소프트의 그룹웨어 사이트인 고려대학교를 윈백 사이트로 확보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