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인터넷 장비의 유망 수출지역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나라는 단연 중국.
최근 본격적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망 구축에 나선 중국은 거대한 땅덩어리만큼이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국내 초고속 인터넷 장비업체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
중국 차이나텔레콤의 전망에 따르면 중국시장은 올해 약 80만∼100만회선 규모의 초고속 인터넷 장비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내년 이후에는 그 수요가 갈수록 증가해 연간 시장규모가 수백만회선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실시하는 데 있어 한가지 방식에 치우치지 않고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은 물론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과 대칭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SHDSL), 케이블모뎀 등 다양한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어서 국내 초고속 인터넷 장비업체들의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국내 ADSL 및 VDSL 장비 생산업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중국시장 진출에 성공, 국산 초고속 인터넷 장비의 우수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중국에 이어 ADSL 및 VDSL 장비의 유망 수출지역은 동남아와 일본이 꼽히고 있다.
동남아시장 역시 이미 국내 ADSL 및 VDSL 장비의 수출이 이뤄져 호평을 받고 있어 앞으로 국산 제품의 수출물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최근들어 기존 ISDN망을 ADSL 장비를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전환하고 있는 일본도 국내업체들이 결코 놓칠 수 없는 유망 수출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ADSL 등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을 검토하고 있는 유럽은 미래 유망 수출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지금은 비록 수요가 별로 없지만 앞으로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그 수요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케이블모뎀의 경우 99년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미국과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올해가 케이블모뎀 시장이 열리는 해가 되고 있는데 시장규모는 전세계적으로 약 3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 가운데 특히 유럽 및 일본에서의 수요증가가 눈에 띄며 중국·동남아·중동·남미 등 전세계에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아직까지 세계시장 과반수를 차지하는 미국도 2005년까지는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국내업체가 케이블모뎀의 본고장에 제품을 역수출하는 사례도 줄을 이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올해부터 ADSL과 케이블모뎀을 이용한 통신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유럽에서도 ISDN 대신 ADSL과 더불어 케이블모뎀을 통해 세대교체를 하는 과정에 있다.
일본에는 직접 진출하기보다 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현지 케이블모뎀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이나 동유럽이나 유럽지역에는 자체 브랜드를 수출하기도 한다.
중국시장의 경우 각 지방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가 산발적으로 업체를 접촉해왔으나 최근 정부 주도아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장비를 일괄 구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지 유력 공급선과 합자를 통한 진출이 주류를 이룬다.
그밖에 동남아시아나 유럽지역은 취약한 영업망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 상사 또는 세트톱박스 등 유관 통신장비시장에 이미 진출한 국내업체, 현지 통신장비 공급업체 등을 적극 활용하는 채널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선도시장인 미국 역시 국내업체가 공히 노리는 무대다. 국내업체는 유럽·아시아 등 다양한 시장에서 미국업체와 경쟁하며 수출실적을 쌓는 한편,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 기술이나 마케팅면에서 현지화를 이룬 후에 미국시장을 제패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 케이블모뎀 시장은 시장우위를 지키려는 미국업체와 약진하는 국내업체 사이에 자존심을 건 대결이 불붙을 전망이다.
ADSL·VDSL·케이블모뎀 등 국내 초고속 인터넷 장비 생산업체들이 중국·동남아·일본·유럽 등 신규 유망시장과 미국과 같은 기존시장에서 해외 초고속 장비 생산업체들에 뒤떨어지지 않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부단한 원가절감 노력 등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